[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금융 당국이 유동성 관리의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비은행 금융기관의 그림자금융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행감독위원회(은감위)는 27일 "비은행 금융기관의 감시,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며 "감시망을 피해 대출된 부적절한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는 일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은감위는 또 "일부 은행들이 고수익 자산운용상품들을 미끼로 고객의 예금을 모집하고 이 돈을 대출 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는 실태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은감위는 규제 대상 비은행 금융기관들로 신탁회사와 신용보증회사를 언급하는 것은 물론, 자산관리 회사에서 개발하고 은행에서 판매하는 각종 고수익 자산운용상품들도 감시 대상이라고 전했다.
중국 금융 당국은 정부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와 은행 지급준비율을 올리는 등 은행 대출을 규제하고 있지만 감시망을 피한 그림자 금융의 성행으로 유동성 통제가 방해를 받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림자 금융이란 정부의 규제나 감독을 받지 않고 비은행 금융기관 사이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유동성을 말한다.
중국 내 신용 공급은 은행권이 주로 담당하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가 긴축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면서 은행 창구를 통해 대출을 못 받는 개인과 중소기업들은 비은행권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융통했다. 또 정부의 강화된 신용 규제로 자금난에 빠진 일부 중국 은행들은 자산운용상품들을 통한 장부외 거래로 통계에 잡히지 않는 대출업을 해왔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중국 중앙은행이 공식 집계한 신용 대출 규모의 40%가 넘는 돈이 그림자 금융 형태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피치는 그림자금융까지 반영할 경우 올해 중국의 신용 공급량이 정부 목표치 14조위안을 훌쩍 넘는 18조위안 정도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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