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신고 규정 피하려 개인투자자로 변신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헤지펀드 업계 대부' 조지 소로스가 헤지펀드 매니저 경력을 끝내고 투자자로 돌아갔다.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소로스는 투자자들에게 받은 자금을 돌려주고 본인과 가족 자금만 운용하는 투자자로 남기로 했다.
소로스가 운용해온 퀀텀펀드 공동부회장이자 소로스의 두 아들인 조나단과 로버트는 26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새로운 상황의 불운한 결과로 정부 규제가 규정한 가족 고객 이외의 타인을 위해 자산을 운용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마련된 도드-프랭크 금융개혁 법안은 1억5000만달러를 넘는 자산을 보유한 펀드는 투자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공지해야 하며 주기적으로 증권거래위원회(SEC) 감독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규제 강화 탓에 지난 1년간 다수의 헤지펀드가 투자자들 자금을 돌려주고 가족 형태로 전환된 셈이다.
소로스는 255억 달러의 펀드 자금 중 외부에서 받은 투자자금 약 7억5000만 달러를 돌려주고,본인과 가족자금 245억달러만 운용하게 된다. 이로써 소로스는 40년이라는 펀드매니저 경력에 종지부를 찍고 투자자로 남게 됐다. FT는 "그러나 소로스는 헤지펀드업계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헝가리 이민자인 소로스는 1973년 퀀텀펀드를 설립해 본능적인 투자로 펀드매니저로서 명성을 쌓았다. 그는 지난 40년동안 연평균 20%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350억 달러의 수익금을 고객들에게 안겨줬다.
소로스는 1992년 영국이 파운드화를 평가절하할 것이라는 데 100억 달러를 베팅해 10억 달러를 벌기도 했다.
그는 2000년 IT거품이 꺼지자 그는 자선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운용중이던 자산 110억 달러의 약 40%를 반환했다.나머지 자산도 다른 헤지펀드들에게 배분됐다. 소로스는 금융위기 초기단계인 2007년 현업에 복귀했다.
조나단과 로버트는 이번 조치는 11년 전 시작됐던 변화의 완료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2000년 이후 소로스는 보수적으로 펀드를 운용하면서 가족들 자금 위주로 변화시켜왔다.
소로스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지난 40년 가까이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오랜 시간동안 당신의 결정이 훌륭한 보상을 받아왔다고 생각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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