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성과급제를 논의하자는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는 중대한(significant) 결정을 했다. 은행은 양보할 만큼 양보했다."
25일 기자들과 만난 리차드 힐 행장은 29일째 계속되고 있는 SC제일은행 노동조합의 파업사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힐 행장은 "20일에 있었던 김재율 노조위원장과의 대표자 교섭에서 성과급제 도입 전반에 대한 노조의 주장을 전격 수용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예퇴직제도와 후선발령제도에 대해 노조가 자기 주장만 내세워 협상이 결렬됐다"고 주장했다. 성과급제 시행이 본사의 뜻이냐는 질문에는 "(성과급제 시행은) 전적으로 나의 뜻"이라며 피터 샌즈 SC그룹 회장의 개입설을 부정했다.
한편 SC제일은행 노조는 영국 런던의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본사를 방문해 원정 시위를 하겠다며 23일 영국으로 출국했다. 정길근 SC제일은행 노조 정책국장, 배광진 홍보국장, 최정식 국제산별노조(UNI) 한국협의회 사무총장, 장장환 전국금융산업노조 부위원장 등 4명으로 구성된 원정단이 영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당초 김재율 노조위원장도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파업 현장을 비우기 어렵다고 판단, SC제일은행 전 노조위원장을 지낸 장장환 부위원장이 대신 지휘봉을 잡았다.
원정단은 오는 28일까지 런던에 머물면서 △SC그룹 임원진 면담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 △SC그룹 본사 앞 피켓 시위 등의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국제산별노조본부의 크리스티 호프만(Christy Hoffman) 사무부총장도 동참할 예정이다. 우선 현지시간으로 25일 영국 최대 산별 산별노조인 영국 유나이트(Unite) 노조를 방문해 구체적 현지 일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피터샌즈 회장과의 면담은 불투명한 상태다. 힐 행장은 노조의 영국 방문에 대해 '이례적'이라고 말하며 "런던으로 가는 것보다는 한국에서 협상하는게 바람직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본사에서 노조를 정중히 맞이하겠지만 한국으로 돌아가서 협상에 응하라는 메시지를 전할것"이라는 뜻을 전해 노조의 영국방문 자체가 노사 협상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임을 시사했다.
SC제일은행 노조 관계자는 이번주까지 노조원들이 설악동의 유스호스텔에서 머물예정이며 그 이후에 이동할 제3, 제4의 장소도 물색중이라고 밝혀 은행권 최장기 파업이라는 오명을 남긴 SC제일은행 노조의 파업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