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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에는 싱어송라이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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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에는 싱어송라이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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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의 위기다. 17일 <우리들의 일밤>의 시청률은 한자릿 수로 추락했다. 코너별 시청률을 봐도 12.3%를 기록한 ‘나가수’는 내내 앞서던 KBS <해피선데이> ‘남자의 자격’(16.6%)에게 추월 당한 상태다. 화제성은 줄어들었고, 내노라 하는 프로 가수들이 출연해 서바이벌을 통해 탈락자를 가린다는 충격 또한 가셨다. ‘나가수’ 역시 중간 점검 때 출연 가수가 자신의 명곡을 부르거나 가수들의 셀프 카메라 등 새로운 재미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고, 신정수 PD의 말처럼 ‘나가수’의 시간대가 <해피선데이>의 ‘1박 2일’과 정면승부를 하게 된 탓도 있겠지만, ‘나가수’가 방송을 재개하던 시기만큼 뜨거운 반응을 얻지 못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목적성 없는 서바이벌 쇼의 한계


‘나가수’에는 싱어송라이터가 필요하다


현재 ‘나가수’의 위기는 더 유명하고, 더 전설적인 가수가 나와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서태지와 신해철이 동시에 출연해 맞대결이라도 벌인다면 시청률도 치솟겠지만, 그 둘이 하차하거나 탈락하면 다시 위기가 반복될 뿐이다. ‘나가수’의 위기는 좀 더 근본적인데서 찾아야 한다. m.net 〈 슈퍼스타 K 〉처럼 서바이벌 리얼리티 쇼의 주요 포인트는 참가자의 성장에 시청자가 감정을 이입해 자신이 좋아하는 참가자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 응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가수’는 성장 드라마도, 우승을 향한 매진도 불가능하다. 장혜진처럼 가수들이 1위를 해보고 싶은 개인적인 욕구는 있겠지만 1위를 했을 때 부여되는 어떤 특혜도 없다. 출연자 중 한 명인 김태현이 ‘2~3위가 ’나가수‘의 공무원’이라고 말하는 형편이다. 설정이 가진 충격이 가신 상태에서 가수들이 두차례 경연을 합산해 탈락 가수를 가리는 포맷을 3주단위로 반복한다.

TV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좋은 가수가 가요계의 명곡을 가지고 경연을 벌여 서바이벌로 탈락자를 가린다는 기본 틀 자체가 고정불변의 것이라면, 최소한 ‘나가수’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더 끌어들일만한 장치와 형식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 1위를 몇 번 한 가수는 경연에 앞서 가능한 시간을 배정해 단독 미니 콘서트를 열고 우승자로서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서 가수 로테이션의 숨통을 틔우는 형식도 고려해볼만 하다. 출연 가수를 바꾸지 않는 선에서 미션의 형식을 바꾸는 시도도 가능할 것이다. 출연 가수는 누구고, 탈락 가수가 누구인지에 대한 것만큼이나 시청자의 관심을 미션 주제 등 프로그램의 내용으로 끌어올 필요가 있다. 또한 녹화방송일 수 밖에 없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시청자 투표가 불가능하다면 션 선정에 대해 네티즌의 추천 및 투표를 받는 등 시청자를 참여시킬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더 충격적인 가수보다 싱어송라이터의 섭외가 필요하다


‘나가수’에는 싱어송라이터가 필요하다


가수들의 편곡 방향이나 곡을 보여주는 방식이 록 일변도, 곡의 기승전결을 강조하며 고음 위주로 가고 있다는 것도 ‘나가수’에 대한 기대가 저하되는 요인 중 하나다.‘나가수’에 지금까지 출연한 가수들은 대부분 보컬리스트 위주다. 물론 자신이 작곡을 겸하는 뮤지션들도 있다. 하지만 대중에게 ‘나가수’의 이미지는 작곡을 하는 싱어송라이터 보다 노래를 잘 부르는 보컬리스트 위주로 인식 돼 있다. 보컬리스트와 싱어송라이터의 우열을 논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가수’의 주요 포인트 중 하나인 편곡 작업이 직접적으로는 출연자가 아니고, 그래서 탈락의 대상도 아닌 편곡자로 이원화 되어 있는 것은 편곡된 자기화라는 측면에서 아쉬울 때가 많다. 이를테면 장혜진의 ‘미스터‘의 경우 편곡된 노래의 늘어지는 록비트가 장혜진이 원한 파격이나 변신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었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다.


가수와 편곡자가 충분히 논의를 할 것이고, 이소라의 ‘No.1’처럼 가수가 여러 아이디어를 편곡자에게 제시하고, 구체적인 방향까지 지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보컬리스트 위주로 ‘나가수’가 편향되어 있는 이상 가수가 청중평가단에게 쉽게 어필할 수 있는건 자신의 음역의 한계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색다른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이다. 편곡자와의 논의를 통해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더라도 그 곡을 소화하는 방식은 결국 고음을 강조하는 식이 된다. 보컬리스트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활용하는 것에 익숙한 가수들이 청중평가단에게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서 가장 먼저 고려 대상에 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장르별, 성별로 다양한 가수를 섭외했음에도 가수들의 편곡이 청중평가단에게 고음과 퍼포먼스를 어필할 수 있는 록적인 방향으로 많이 나타나는 건 우연이 아니다. 지금 ’나가수‘에 필요한건 단지 프로그램의 무게를 잡아줄 수 있는 큰 형님, 대모 역할을 할 연륜 깊은 중견 가수가 아니라 ‘나가수’에 아예 새 바람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싱어송라이터다. 이적이나 김동률, 정재형, 윤상처럼 보컬로도 어필할 수 있지만, 싱어송라이터의 정체성이 더 강한 이들을 섭외해 보컬리스트 계열의 가수들과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는 것이다. 보컬리스트들이 노래로 자신을 표현하는 뮤지션이라면, 이들 싱어송라이터들은 편곡의 악기 하나 하나로 자신을 표현한다. 그만큼 보컬리스트적인 성향이 두드러진 가수들과는 또 다른 음악적 재미를 안겨줄 수 있다.


지난달 14일에 있었던 ‘나가수’ 기자간담회에서 신정수 PD는 프로그램의 형식이나 출연 가수들에 대해 여러 가지 형태를 고민 중이고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사실 듀엣이나 ‘나가수’ 출연 가수들의 콘서트 또한 신정수 PD가 먼저 거론한 것이다. ‘나가수’ 역시 프로그램의 변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금 ‘나가수’는 디테일의 변화보다 눈에 확 띄는 더 큰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단지 누가 출연하느냐가 아니라 반드시 임재범 급의 가수가 아니더라도 시청자들을 몰입시킬 수 있는 형식과 음악적으로 좀 더 다채로워질 수 있는 방향으로의 전환일 것이다.


사진 제공. MBC


10 아시아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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