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돼지고기 값이 천정을 뚫고 있다. 정부는 치솟는 삼겹살 가격을 안정시키려고 외국산 삼겹살을 대량 수입했지만 구제역으로 줄어든 돼지 사육량이 회복되지 않고있다. 당분간 돼지고기 가격이 안정세를 이루기를 어렵다는 얘기다.
덩달아 닭고기와 오리고기 수요가 크게 늘었다. 돼지고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소비자들이 대체품목으로 닭과 오리를 택해서다. 통계청 가축동향조사를 보면 올해 2분기 사육량은 육계 1억1012만2000마리로 전분기보다 57.5%, 전년동기보다 8.3% 각각 늘었다. 오리는 1522만3000마리로 전분기보다 77.6% 증가했다.
통계청은 쇠고기 가격 하락을 소비자들이 체감하지 못해 닭과 오리로 수요가 몰렸다고 분석하고 있다. 산지에서는 쇠고기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결과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kg당 5000원(1등급 기준) 선이다. 그러나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가격이 부풀어 올라 막상 소비자들에게 도착할 때쯤에는 몇 배로 껑충뛴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의 '2007년 쇠고기 유통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쇠고기 값의 40%가량은 중간 유통 비용과 마진이다.
역설적인 것은 이같이 뒤틀린 유통구조가 쇠고기 수입 자유화 빚어졌다는 점이다. 2001년 쇠고기 수입이 자유화되면서 대형 유통업체가 식육처리를 위한 시설투자를 육가공 업체에게 요구하면서 추가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박현준 기자 hjun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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