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8월부터 하락폭 커질 것으로 예상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구제역 파동 이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돼지고기 값이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여름휴가철 이후부터는 값이 본격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돼지고기 1kg의 전국평균 가격은 6977원으로 최고점에 도달했던 전월(7645원)에 비해 9%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여전히 50% 가량 높지만 올 들어 계속 오르기만 하던 추세는 이달 들어 꺾이는 모습이 뚜렷하다.
돼지고기값의 고공행진은 구제역으로 전체 사육두수가 줄어 공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7월 들어 12일까지 도매시장에서의 돼지 경락 마리수는 3만139마리로 여전히 지난해보다 31% 가량 적다. 하지만 돼지고기 수입량이 크게 늘면서 시장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6월의 경우 돼지고기 수입량은 3만9628t으로 지난해보다 114%나 늘어났다.
특히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무관세 수입기간을 연말까지로 늘리고, 지난달 말부터 시장 선호도가 높은 냉장삼겹살의 수입과 판매를 시작하면서 요지부동이던 삼겹살 등의 값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가격 안정세엔 양돈협회도 한몫 했다. 양돈협회는 올 초 도매가 상한선을 정한데 이어, 지난 7일엔 회의를 열고 각 양돈농가가 월 출하물량의 5% 이상을 시군별 도매시장에 의무적으로 출하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구제역으로 인한 이동제한조치가 풀렸고 무관세로 들여오는 돼지고기도 늘어 공급이 조금씩 여유를 찾아가고 있다"며 "여기에 대한양돈협회도 도매가 상한선을 정하는 등 가격관리에 들어가면서 최악의 고비는 넘긴듯 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맞물려 8월부터는 돼지고기 값의 하락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형우 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돼지고기 수요가 높은 여름휴가철이 지나고 8월 중순 부터는 가격 하락세가 뚜렷해 질 것"이라며 "8월 돼지고기 지육가격이 kg당 6800~7100원 선을 보이다, 9월에는 6400원, 10월 이후에는 5200원선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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