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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입소문' 알고보니···'조직적 뒷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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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수백만원씩 조직적 뒷거래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아이디 XXX 블로거인데요, 저 아시죠? 이번 신제품 좀 보내주세요. 카페에 품평 올릴게요. 가격은 OO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 OOO님. 저희가 이번에 신제품이 나와서요. 한번 써보시고 블로그에 글 좀 부탁드려요. 건당 OO정도 드릴게요.

'화장품 입소문' 알고보니···'조직적 뒷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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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파워블로거들의 제품 대가성 추천 공개를 의무화한 가운데 화장품업계에서도 블로거와 업체 간의 '뒷거래'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화장품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블로거들이 카페나 블로그에 제품 리뷰를 올려주는 등의 거래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웹마케팅 업체들이 화장품업체와 파워블로거 간 다리를 놓아주는 '브로커' 역할을 하고, 포털업체들은 이를 알면서도 페이지뷰를 높이기 위해 눈감아주는 등 '고객 속이기'가 업체-브로커-블로거-포털 간에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14일 뷰티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붐업(띄우기)이 필요한 전략 상품의 경우 브로커 업체를 통해 리뷰를 요청한다”면서 “파워블로거 50명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가 '10명이 리뷰를 써주면 가격이 얼마' 식으로 거래를 한다”고 귀띔했다.


주로 웹프로그래밍이나 웹마케팅 업체들이 '사이드잡(부업)'으로 업체와 블로거를 연결해주는 식이다. 온라인 마케팅이 중요해질수록 이런 브로커 업체와 블로거의 몸값은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유명 카페의 카페지기나 파워블로거들은 제품 협찬은 기본으로 요구하고 먼저 금액을 말한다. '회원 수가 몇 명인데 (호의적인) 품평단을 모집해주겠다'는 식으로 먼저 접근해오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회원 수가 많은 카페는 모든 브랜드가 다 들어가고 싶어한다”면서 “한 분야에 특화된 블로거들은 정말 많은 돈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카페지기가 회원들을 불러 모아 밥을 먹으면서 '우리가 이번에 이런 업체에서 협찬을 받는다'고 공공연하게 말을 한다”면서 포털업체에서 연중행사로 파워블로거들의 모임을 하기도 하는데 이들끼리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웬만한 직장인 연봉은 훌쩍 뛰어 넘는다. 한 번에 수백만원이 오간다”고 말했다.


국내외 유명 화장품업체들도 이런 온라인 뒷거래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화장품 업체 한 관계자는 “SKⅡ가 원래 국내 시장에서 높은 연령층에서만 인기있는 제품이었는데 대규모 온라인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젊은 층에도 어필하기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국내 화장품 대기업들도 선크림, 미백제품 등 '반짝 띄우기'가 필요한 제품들은 이런 온라인 '뒷거래'를 활용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온라인 '입소문 거래'가 만연하다 보니 파워블로거의 순위를 매겨주는 사이트도 등장했다. 리뷰를 쓴 횟수, 포털 메인화면을 장식한 횟수, 따르는 사람 수 등에 따라 등급이 매겨진다.


포털업체들은 이를 알면서도 페이지뷰를 높이기 위해 눈감아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콘텐츠를 생산하려면 인력과 돈이 드는데 파워블로거들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서 페이지뷰를 올려주니, 파워블로거들을 위한 명함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뒷거래'를 알고도 모르는 척 눈감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일부 블로거들은 협찬을 받아서 쓴 품평은 따로 카테고리를 만들어 '협찬제품'이라고 밝히기도 하고, '뒷거래'를 제안하는 업체의 메시지 등을 캡처해 카페에 공개하는 등 순수하게 개인적인 관심을 피력하는 블로거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정위는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을 개정해 파워블로거 등이 광고주로부터 경제적 대가를 받고 추천·보증 등을 하는 경우 상업적 표시·광고라는 사실을 소비자들이 알 수 있도록 건별로 명확히 공개토록 했다. 이를 공개하지 않으면 광고주가 제재를 받게 된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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