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청와대가 14일 신임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법조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검찰총장 자리를 놓고 한상대(52ㆍ연수원13기) 서울중앙지검장과 차동민(52ㆍ연수원13기) 서울고검장의 각축이 점쳐지는 가운데,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내정설을 둘러싸고 논란이 무성하다.
1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청와대는 현재 한 지검장과 차 고검장 중심으로 검찰총장 후보군을 압축하고 여론수렴 등 막판 조율을 진행중이다.
한 지검장은 국제법무과장ㆍ법무심의관ㆍ법무실장 등 법무부 경험이 풍부한 '기획통'으로 손꼽힌다. 올해 초 서울고검장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긴 한 지검장은 최근 삼화저축은행 비리 수사를 진두지휘해 왔다. 한 지검장은 서울 출신으로 보성고와 고려대를 졸업해 이 대통령과 대학동문이며 내년 총ㆍ대선을 앞두고 기획력이 높은 점수를 받는 반면 수핵탈출증(일명 디스크)으로 인한 병역면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후문이다.
한 지검장과 비교되는 차 고검장은 경기 평택 출신으로 제물포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서울중앙지검 특수2ㆍ3부장, 대검 수사기획관,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차장 등 법무부와 검찰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기획과 특수 분야에 능하다는 평이다. 차 고검장은 무엇보다 검찰 내부의 신망이 두터워 검ㆍ경 수사권 분쟁으로 내홍을 겪은 검찰 내외를 아우르며 조직에 안정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안팎의 평가다.
이밖에도 경북 상주 출신으로 고려대를 졸업한 노환균(54ㆍ연수원 14기) 대구고검장, 경북 군위 출신으로 서울대를 졸업한 박용석(56ㆍ연수원 13기) 대검 차장이 한 지검장, 차 고검장과 함께 후보군에 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법무부 장관 단독 후보로 최종 검증절차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은 정치권 안팎의 저항에 직면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권 수석이 삼화저축은행 비리 의혹,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 등에 연루된 점을 근거로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내 소장파 의원들 사이에서는 코드인사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권재진 카드'를 굳이 밀어붙여야 하느냐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참여정부 때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에 앉히려 했으나 한나라당이 코드인사 의혹을 제기하자 무마됐던 사례도 권재진 카드에 악재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여론이 악화될 경우 청와대가 법무부 장관 인선을 예정보다 늦출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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