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스위스 식품업체 네슬레가 중국 토종 제과업체 인수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 5위로 뒤쳐진 시장 점유율(1.6%)을 끌어 올려 1위 제과업체 마스(점유율 12.9%)와 경쟁할 수 있을까.
네슬레가 쉬푸지국제(徐福記國際集團)를 인수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이번 기업 인수·합병(M&A)이 성공하게 되면 외국계 기업이 단행하는 대표적 대규모 중국 토종 기업 인수 사례로 기록된다.
네슬레는 우선 싱가포르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중국 쉬푸지 지분 43.5%에 대한 인수가로 주당 4.35싱가포르달러(약 미화 3.56달러)를 제시했다. 이 가격은 인수 소식이 퍼지기 전인 지난 1일 기준 회사 주가 4싱가포르달러 보다 8.7% 가량 프리미엄이 붙은 금액이다. 네슬레는 여기에 중국 기업 설립자 쉬푸지 회장 집안으로부터 지분 16.5%를 추가로 사들여 총 지분 60%를 17억달러에 인수하겠다는 계획이다.
네슬레는 쉬푸지 인수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제과시장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중국인들의 소득 수준이 증가하면서 중국의 제과류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중이다. 2005~2010년 동안 중국의 제과시장 연간 매출 증가율은 63%를 기록했다. 시장 규모는 92억달러 수준이다.
네슬레는 중국인 입맛에 맞는 제품군으로 중국 시장 확대를 위한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1만6000개 소매상점에 제품을 유통하고 있는 쉬푸지의 유통망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쉬푸지는 1992년 광둥성 둥관 지역에 설립된 회사로 업계 점유율 6.6%다. 지난해 6월 말로 끝난 회계연도에서 회사 매출액은 14% 증가한 43억위안, 순이익은 31% 늘어난 6억200만위안을 달성했다. 회사의 시가총액은 34억6000만싱가포르달러(약 3조원)에 달한다.
그동안 중국은 토종 기업이 해외 기업에 넘어가는 것을 차단해 왔다. 2009년 코카콜라가 중국 음료시장의 42%를 장악하고 있던 중국 토종기업 후이위안 인수를 추진했지만 '반독점규제법'을 걸고 넘어지는 중국 정부의 반대로 실패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중국은 외국 기업의 토종 기업 인수 규제를 완화하는 분위기를 보이면서 네슬레의 쉬푸지 인수 성공 가능성이 기대를 얻고 있다. 지난달 말 영국 주류업체 디아지오도 중국의 대표적 바이주(白酒)로 꼽히는 수정방(水井坊)을 인수해도 좋다는 중국측 승인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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