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아프리카 3국을 순방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과 10일 에티오피아에서 연이어 봉사활동을 펼쳤다. 에티오피아는 6·25 전쟁 당시 6000여명을 유엔군으로 파병했으며, 대한민국 정상이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에티오피아 아디스 아바바의 4대 빈곤지역중 하나인 케베나에서 현지 가정을 방문해 생활하는 모습을 살피며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점검했다. 에티오피아는 1인당 국민소득(GDP)이 400달러 정도의 저소득 국가로 도심 빈민촌의 환경이 열악하다.
이 대통령은 소독약통을 직접 짊어지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일하지 않을 사람은 따라오지도 말라"면서 마을 구석구석을 돌았다. 젊은 시절 학비를 벌기 위해 시장 청소를 했던 이 대통령은 하수구와 마을 공동화장실 등에 소독약을 뿌리는 데 능숙한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마을 주민을 만나 인사를 건네기도 했으며, 케베나 마을 학생으로 구성된 '피플 투 피플(People To People)' 축구단과 만나 축구용품을 기증했다. 몇몇 어린이가 태권도 시범을 보이자 "자기 키보다 더 높이 찼다. 자세 나온다"면서 격려했다. 어린이들은 이 대통령을 둘러싸고 '반짝반짝 작은별'과 자신들의 축구 응원가를 합창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과 함께 봉사 활동에 나선 순방 동행 취재단은 1시간여 현지 어린이 축구단과 축구시합을 하고 어린이들에게 기념품을 증정하는 등 즐거운 한때를 보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79살의 6·25전쟁 참전용사 집을 찾아 "한국은 항상 여러분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면서 "한국에 초청할 테니 꼭 한번 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 내외는 양·한방 대통령 주치의와 의무실장과 함께 현지인의 체온을 직접 재고, 약품을 나눠 주는 등 의료 봉사활동도 펼쳤다.
이 대통령 내외는 앞서 명성병원과 라스데스타 병원을 잇달아 방문해 입원한 환자들을 위문하고 의사들을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현지인 생명을 소중히 여겨 치료하는 게 천사와 같다"며 "모든 계획이 뜻대로 이뤄지길 바라고 현지인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종교단체 지원으로 건립한 명성병원에는 의료진 360명이 연간 10만여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으며, 라스데스타 병원에는 KOICA를 통해 안과와 일반외과 분야의 의사와 간호사를 파견중이다.
이 대통령과 김 여사는 10일에도 아디스 아바바의 농촌마을인 가레아레라를 방문해 공용화장실과 마을회관 신·개축 공사, 우물 울타리 개보수 등 마을 환경 개선사업에 직접 참여한다. 또 이동 진료 차량의 의료진과 함께 환자 검진을 돕고 치아 위생교육도 벌인다.
봉사 활동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대외원조홍보대사인 한나라당 조윤선 의원과 탤런트 박상원·정애리(월드비전 홍보대사) 등이 함께 했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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