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연일 상승세를 그리던 국산 돼지고기 가격이 냉장삼겹살 수입증대 등 정부 주도의 가격안정 정책으로 안정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7~8월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본격적인 수요가 예상되는 만큼 국산돼지고기 가격이 다시 한번 상승세를 탈 것이란 전망이다.
7일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거래된 국산 삼겹살 100g당 가격은 3080원(정상가)으로 지난달 30일 3180원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목심 역시 100g당 3120원에서 2980원(정상가)으로 하락세를 그렸다.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이번달 발효되면서 유럽산 수입돼지고기가 판매돼 국산 돼지고기를 찾는 수요가 수입산으로 일정부분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말부터 판매된 네덜란드산의 경우 국산의 절반가격인 100g당 1150원에 판매되면서 채 몇시간도 지나지 않아 동이 난다는 것이 마트 관계자의 설명이다.
저가 전략을 앞세운 수입산 돼지고기는 올들어 크게 약진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올해 상반기 수입산 돈육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무려 320% 늘었다. 돈육 내 수입산 매출 비중 역시 5.2%에서 21.2%로 급증했다. 이마트 역시 올 상반기 수입 돈육 매출에서 888.6%라는 놀라운 신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돼지고기 가격이 완연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휴가철을 맞아 국산 돼지고기를 찾는 수요가 7~8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7월 돼지고기 가격 관측'을 통해 이달 돼지고기 도매 지육가격이 kg당 7400~7700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9~65% 높은 가격이다.
태성환 농협유통 마케팅 계장은 "외식 물가가 오르면서 휴가지에서 음식을 직접 해서 먹으려는 인구가 늘고 있다"면서 "휴가지에서는 국산 돼지고기가 단연 인기"라고 설명했다.
수입산 돼지고기가 국산을 대체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전체 돼지 소비량 중 수입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지난해 소비한 돼지고기 약 95만t 중 수입산은 20만t에 그쳤다. 올해는 약 25만t이 수입될 것으로 보이지만 국산을 대체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목소리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네덜란드산의 경우 점포별로 20kg밖에 할당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돼지고기의 경우 유별나게 냉동보다 냉장육, 수입보다 국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