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영화 <고양이>│도시를 떠도는 괴담

시계아이콘01분 2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영화 <고양이>│도시를 떠도는 괴담
AD


그들은 우리가 무슨 일을 했는지 알고 있다. 그리고 쳐다보고 있다. 지금 이 순간도. 퇴근길 자동차 아래서, 돌아서는 골목길에서, 어쩌면 당신이 자고 있는 침대 아래서. 펫숍에서 미용사로 일하고 있는 소연(박민영)은 고양이 비단의 머리를 쓰다듬고 서있는 단발머리 소녀(김예론)를 목격한다. 하지만 잠시 후 다시 보니 소녀는 사라졌다. 그리고 곧 비단의 주인 여자가 엘리베이터에서 죽은 채 발견된다. CCTV를 점검해도 외부로부터의 침입 흔적은 없다. 사망원인은 원인불명의 심장마비. 한편 소연의 친구는 동물보호소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데려온다. “어차피 안락사 당할 건데”라는 생각에 미용 실습도구로 쓰기 위해서다. 소연이 또 다시 그 단발머리 소녀를 목격한 날, 친구는 옷걸이 뒤에서 죽은 채 앉아있다. 어린 시절 사고 이후 페소공포증을 앓고 있는 소연은 이 모든 것이 착시고 우연이라 믿고 싶지만, 소녀와 고양이가 얽혀있는 세 번째 죽음을 목격한 후 공포를 넘어선 의문을 갖게 된다. 결국 친구의 전 남자친구였던 준석(김동욱)과 함께 지하의 망자들에게서 날아온 특별한 신호의 정체를 찾아 나선다.
<#10_LINE#>

영화 <고양이>│도시를 떠도는 괴담

고양이는 부탁해, 영화는 심심해


영화 <고양이>│도시를 떠도는 괴담

지난 달, 부산의 한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일하던 자원봉사자가 인터넷에 올린 끔찍한 사진들이 SNS로 전해지며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도저히 ‘보호’라는 수식이 어울리지 않는 처참한 환경 속에 놓인 고양이들은 심한 손상에 대한 치료는 커녕, 먹이조차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환경 속에서 폐사 후 그대로 방치되어 있거나 심지어 죽은 사체를 서로 뜯어먹고 있는 수준이었다. 이후 유기동물보호시민모임이 해당 보호소의 엄격한 관리감독 등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였지만 오히려 자원봉사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맞대응한다는 입장을 내놓는 가운데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는 않고 있다고 한다. 숨이 끊어지는 순간 몸을 태울 뜨거운 불가마도, 숨이 붙어 있는 순간 눈을 피하는 차가운 무관심도 그들에게는 똑같은 지옥이다. 그리고 지옥의 한 가운데서 <고양이 : 죽음을 보는 두 개의 눈> (이하 <고양이>)의 공포는 잉태되었다. 도시로 그들을 불러온 것도, 버린 것도, 방치한 것도, 죽인 것도 모두 인간이다. 그리고 태어나긴 했지만 삶을 부여받지 못했던 어떤 생명들은 원혼이 되어 도시의 밤거리를 떠돈다.


개봉 전 고양이를 공포의 대상으로 놓은 게 아니냐는 애묘인들의 걱정에 비하면, 오히려 화살은 철저히 인간의 무심함과 잔인함에 향해 있다. 하지만 좋은 의도가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고양이>는 영화 <미안해, 고마워>의 따뜻한 회유대신 공포를 통한 꾸짖음을 선택했다. 그러나 재미의 정도는 진심의 순도에 한참 못 미친다. 사랑에서도 관계에서도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고양이 과’ 캐릭터들은 영화 전체를 맥없이 만들어 놓고 말았다. 호러영화로서 장르적 미덕 역시 실종된 채 대부분의 사고는 익숙한 패턴으로 반복되고, 공포는 친절하게 예고될 뿐이다. 효과적인 캠페인과 공포영화 사이 그렇게 <고양이>는 길 잃은 나비들처럼 스크린을 맴돈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백은하 기자 one@
10 아시아 편집. 이지혜 sev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