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총기 난사로 사촌동생 잃은 임혁필의 눈물

[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개그콘서트에 출연해 유명해진 코미디언 임혁필(39)이 안타까움의 눈물을 흘렸다. 4일 오전 강화도 해병대의 총기 사고로 사망한 고(故) 이승렬(20) 상병이 자신의 고종사촌동생으로, 해병대로 군복무를 마친 임혁필의 권유로 이씨가 해병대 입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당일 오후 5시께 이상병의 시신이 안치된 경기도 성남시의 국군수도병원을 찾은 임혁필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임혁필은 "나 하나 보고 해병대에 들어갔는데, 이렇게 돼서 너무 미안하고 안타깝다"며 "가족과 함께 면회를 가려고 했는데, 방송 일정 때문에 면회를 가지 못한 것이 가슴에 한으로 남는다"고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임혁필은 사망한 이상병이 A대학 경호학과를 다니다 해병대에 입대했으며, 청와대 경호실에 들어가는 꿈을 가진 밝고 건강한 청년이었다고 전했다.

이상병을 포함한 네 명의 병사는 7월 4일 오전 11시 50분께 강화도 해병 2사단 소속 김모 상병이 총기를 난사하는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총기 난사 사고로 숨진 병사 네 명 가운데 이상병과 권승혁(20) 일병의 시신은 헬기로 이날 오후 9시 5분쯤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안치됐으며, 나머지 이승훈(25) 하사의 시신은 이날 자정을 넘겨서도 이송되지 못하다가 새벽 늦게 도착했다. 이에 앞서 박치현(21) 상병과 권일병은 오후 4시쯤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 과정에서 박 상병은 사망했다.

범행을 저지른 김모 상병은 몸 여러 군데에 수류탄 파편이 박혀 있고 왼쪽 팔과 발등 등이 골절됐지만 머리, 심장, 폐는 괜찮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모 상병은 이날 오후 국군대전병원으로 이송된 상태다. 김모 상병은 입대 전 인성검사에서 위험도가 높게 나오거나 부대 생활을 하면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병사들을 일컫는 '일반 관심사병'으로 분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5일 "김 상병이 부대에서 일반 관심사병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사건 당일 아침에도 소대장과 면담을 했다"면서 "부대원들과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해병대 사령부는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합동 빈소를 마련했으며, 숨진 장병들이 모두 도착하는 대로 유족들과 논의해 장례위원회를 구성해 장례 절차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빈소는 아직 외부인들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으며, 유족들의 동의 하에 언론에 공개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