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영국 정부가 전국민에게 주식계좌를 개설해주고 현재 시세로 800파운드(130만원) 가량의 주식을 나눠줄 계획에 착수했다.
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대주주로 있는 로이드 금융지주(Lloyd Banking Group) 및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의 이익금을 회수하지 않고 납세자에게 무상으로 지급한다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영국 재무성(Treasury)의 닉 클렉 (Nick Clegg) 차관은 최근 "정부가 얻은 불로소득은 납세자에게 환원해야한다"며 국민주식계좌(People's Banking System)를 제안했다.
정책이 실현되면 4600만 납세자 전원에게 무료로 주식계좌가 개설되며 RBS 1450주, 로이드 450주를 지급받게 된다. 이는 현 시세로 양사의 주식 매도시 약 800 파운드로 환산이 가능하다.
영국 정부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발발 후 RBS에 455억파운드, 로이드에 203억파운드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각각 84%, 43%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현재 영국 정부는 국책연구기관인 CPS (Center for Policy Studies)를 통해 제공시점 및 시행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정책이 성공을 거두면 기업회생, 공적자금의 온전한 회수, 납세자 이윤 환원 등 1석3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영국정부는 전망한다.
무역협회 브뤼셀지부는 "현재 이 정책은 뜻하지 않은 불로소득에 대한 기대로 대중의 인기를 사고 있다"면서도 "민영화 시기를 앞당기거나 늦추는 등의 인위적 조절이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어 정부 및 금융전문가의 반대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 노동자의 수혜와 금융기관 경쟁력 약화 등 여러가지 반대 의견 등이 있지만 영국 정부는 자국민 투자유치 활성화 및 금융서비스 부문에 긍정적 영향이 있다고 판단해 정책을 실현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최근 런던주식시장에서 RBS와 로이드금융지주 등 해당 주식들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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