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1000~1500원..최대 1조원 달해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분기배당을 위한 외환은행 이사회가 '007 작전'을 방불케 하고 있다. 당초 1일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노동조합이 회의장을 점거하면서 인근 호텔에서 화상회의로 이사회를 진행 중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이날 오후 3시 래리 클레인 행장 및 임원실이 있는 본점 15층에서 이사회를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노조가 이곳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면서 인근 호텔로 장소를 급히 옮겼다.
외환은행 이사회는 의장인 래리 클레인 행장을 비롯해 엘리스 쇼트(Ellis Short) 전 론스타 부회장, 마이클 톰슨(Michael D. Thomson) 론스타 법률고문,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 래리 오웬(Larry S. Owen) 전 SMC(Stanford Management Company) 이사, 박진근 연세대 명예교수, 김정수 중앙일보 경제전문기자, 김진호 전 수출입은행 수석부행장, 하용이 전 한국은행 홍콩사무소장 등 9명으로 구성된다. 래리 클레인 행장이 유일한 상근이사고 엘리스 쇼트, 마이클 톰슨, 유회원 등 3명은 비상임이사다. 나머지 5명은 사이외사다.
이들은 이날 주당 1000~1500원의 분기배당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분기배당액이 최소 6449억원에서 최대 9674억원에 이르는 셈이다. 외환은행 지분 51.02%를 보유한 론스타는 적게는 3290억원에서 많게는 4936억원을 받게 된다.
한편 이날 금융당국은 래리 클레인 행장을 불러들여 고액배당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금융당국조차 외환은행이 1조원에 이르는 사상 초유의 고액 분기배당을 할 것이란 얘기에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권고는 말 그대로 권고일 뿐 강제력이 없어 결과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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