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동반성장이 맞춤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일회성이거나 소극적인 금융지원 중심이었던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상생경영이 협력업체가 원하는 부문을 반영해 원료 매입대급 지원 등의 자금 지원에서부터 식품 위생진단, 판매노하우, 고객서비스, 마케팅전략 전수 등 맞춤형 지원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09년부터 협력회사 가운데 경영활동 기반이 취약한 중소기업 중 반기별로 2~3개사를 선정해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는 '중소 협력회사 육성 컨설팅'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
반기별로 각 매입팀별 1~2개사를 추천 받아 기업윤리추진팀 주관으로 지속 발전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심사 및 선정 절차를 거친 뒤 해당 매입팀과 협력사, 동반성장 추진팀이 경영 컨설팅 지원항목을 결정한다.
이후 매입팀, 상품과학 연구소, 마케팅팀, 경영관리팀 등 백화점 거의 전 부서에서 협력회사를 지원할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주요 컨설팅 지원항목으로 원료 사입단계에서는 원재료 안정성 사전분석, 우수원료 선별 지원, 구매자금 선지원을, 제조공정 단계에서는 식품 위생진단, 상품 관련 법규 교육 등이다.
유통단계에서는 CRM분석 등의 마케팅 지원 및 영업활성화 지원, 경영일반 단계에서는 세무회계, 윤리경영 도입 등을 지원한다.
프로그램 시행 초기만 해도 협력회사들은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 했다.
하지만 성과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올 상반기 예상보다 많은 15개의 중소기업이 신청했고 올 들어 결실도 맺고 있다. 협력사들의 평가도 높다.
실제 지난해 4월 굴비 제조 업체인 일광수산에 신세계 백화점 상품과 학연구소 직원이 방문해 식품위생에 대해 컨설팅했다.
신세계측은 '굴비 작업시에는 최소 2시간에 한번은 소독 할 것', '작업전에는 이물질이 작업대에 있는지 확인할 것', '건강진단증 등 법적구비서류는 반드시 구비할 것'등을 전달했다.
지난해 상반기 '중소기업 육성 컨설팅'프로그램 대상 기업인 일광수산에 대해 식품 회사인 점을 고려해 상품과학연구소 직원 3명이 방문, 식중독 예방을 위한 개인위생 및 관리 방안, 식품 제조가공업소 주요 위반사례, 위생 취약부문 개선 필요성, 법적구비서류 등에 대해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 결과 백화점에 물건 입점시 거부율이 과거 5%에서 최근에는 거의 0%로 떨어지는 결과를 얻었다.
이어한 신뢰가 바탕이 되면서 신세계 백화점은 지난해 추석, 일광수산이 공장 이전으로 일시적 자금난을 겪을 당시 2억3000만원 가량의 자금을 무이자로 대여해줬다.
또 작년 설에는 굴비의 원료를 매입하는 데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점을 고려해 3억원 가량의 선 매입자금을 지원했다.
그러나 공장시설 투자 규모액이 늘어나고 중국에서 값싼 조기가 다량으로 유입되자 자금난이 생긴 일광수산은 결국 부도가 나게 되고, 신세계백화점은 식품팀 담당 팀장 및 바이어를 주축으로 동반성장 차원의 다양한 대책을 강구했다.
일광수산이 원활한 산지물량 공급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산지 협력회사와 강구하고 조치하는 한편 당시 신선식품 팀장인 이종묵부장 (현 식품팀 상무)는 직접 여수산지까지 내려가서 일광수산의 원활한 물량공급을 위해 산지중매인들을 직접 만나 설득했다.
일광수산이 신세계백화점의 장기 우수 협력회사라는 점을 설명하는 등 많은 심혈을 기울인 결과 현재는 원활하게 산지에서 물량을 공급받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됐고 올해 5월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화의신청 까지 이르는 동반성장의 좋은 결실이 맺어졌다.
김자영 동반성장추진팀장은 "프로그램으로 지원을 받은 협력회사들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신세계에 차별화 상품을 제공하거나 우선적으로 생산하고 있어 상품 차별화에도 큰 효과를 보며 상호 윈-윈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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