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철현 기자]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훨씬 싼 서울 위례신도시 공공분양 아파트 본청약이 성큼 다가오면서 민간 분양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7월 본청약을 받는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599가구)의 분양가는 3.3㎡당 1280만원 선 이하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주택 수요자들이 민간 아파트에서 느끼는 체감 분양가는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내집 장만을 기다려 온 대부분의 대기 수요자들이 값싼 위례신도시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민간아파트를 외면할 가능성이 크다"며 "올 하반기 민간 분양시장의 침체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 분양 예정 아파트는 1만6855가구(주상복합아파트와 도시형생활주택 포함)에 이른다. 이 중 서울·수도권에서 4957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분양 물량 가운데 민간 택지에서 분양될 아파트의 경우 입지나 분양가 측면에서 위례신도시 공공 분양 아파트보다 현저히 뒤쳐질 수밖에 없다. 건설업계가 올 여름 민간 주택시장의 위축을 우려하는 이유다.
다음달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에서 486가구를 분양할 예정인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입지가 뛰어난 위례신도시에서 값싼 아파트가 공급되는 데 누가 민간 아파트를 분양받으려 하겠냐"며 "올 하반기 서울·수도권 민간 아파트 분양이 '참패 행진'을 이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에선 "수요층이 다르다"며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의 영향을 애써 축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입지적 조건이나 분양가에 있어 위례신도시 공공 분양 물량의 경쟁력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민간 분양 물량의 경우 중대형이 많고 마감재 등도 고급화돼 있어 수요층이 분명히 분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건설사의 관계자도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전매제한 기간이 길어 사실상 투자가치가 없다고 보면 된다"며 "실거주와 시세 차익을 동시에 노리는 투자자라면 입지 좋은 민간 분양 단지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철현 기자 cho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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