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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밭'에 미래 건 손정의의 '뉴 비즈니스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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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밭'에 미래 건 손정의의 '뉴 비즈니스 리더십'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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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지금은 에너지 위기입니다. 원자력 에너지는 한계가 있습니다. 향후 10년 동안 신재생 에너지인 태양광 에너지 보급 비율을 현재의 10%에서 30%까지 3배로 끌어올려보겠습니다. 놀고 있는 밭을 이용해볼테니 용지 규제를 완화해주십시오."
☞ 관련기사 : 일본 학자들, 손정의에서 '료마'를 본다, 손정의, 일본 전역에 '전기밭' 깐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라는 대재앙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엿본 사람이 있다. 그는 '일본이 사는 길은 이것밖에 없다'는 신념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 의지를 천명했고, 휴경농지를 '태양광 전기밭(電田)'으로 활용하는 기발한 카드로 주변의 의심을 불식시키기 시작했다. 일본에서 원자력발전(이하 원전)이 어떤 의미인지, 이를 주도하는 도쿄전력이 얼마나 거대한 권력인지, 도쿄전력과 정부 사이의 유착이 얼마나 공고한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그다.

모든 정치적 고려를 뒤로 하고 태양광이라는 신무기로 원전에 맞선 그는 재일동포 기업가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ㆍ사진) 소프트뱅크 회장이다. 손 회장의 야심찬 구상은 그가 오랜 연구를 바탕으로 직접 제작해 자기 이름을 걸고 지난달 23일자로 일본 지자체들에 배포한 제안서에 담겨있다. 본지가 20일 도쿄에서 단독 입수한 '새로운 에너지정책에의 제언(新たなエネルギ政策への提言)'이라는 제목의 제안서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창조적인 대안을 찾고 과감하게 투자한다'는 성공경영의 대원칙과, 정치ㆍ사회적 의미까지 내재한 '뉴 비즈니스 리더십(New Business Leadership)'을 고스란히 읽어낼 수 있다.


손 회장의 문제인식은 일본 에너지 산업의 현황, 즉 위기를 감지하는 데서 시작한다. 일본 내 에너지 산업은 원자력발전과 화력발전으로 양분되며, 화력발전이 원자력발전의 약 2배 규모다. 손 회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원전 생산력이 약 30% 떨어졌다고 판단했고, 10년 뒤 원자력발전의 비율이 약 50%, 화력발전의 비율이 약 2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위기에 따른 원전 손실과 그 공백을 명확하게 짚은 것이다. 후쿠시마 사태로 불거진 공포감 등이 원자력 발전을 비롯한 현재의 발전시스템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배경이다.

손 회장 구상의 핵심은 '전기밭(電田) 프로젝트'다. 휴경 농지와 경작 포기 농지에 태양전지판을 설치해 원전 공백을 신재생 에너지인 태양광 에너지로 채우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일본의 휴경 농지는 약 20만 ha(핵타르). 여기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구축하면 시간당 100GW(기가와트)의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경작포기지의 면적은 약 34만 ha이고 여기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전력량은 시간당 170GW에 이른다. 휴경 농지와 경작 포기지에서 생산 가능한 태양광 전력, 향후 상용화될 건물 옥상 및 지붕 전지판 태양광 전력, 여기에 풍력ㆍ조력 등 기타 전력까지 합치면 매년 230TWh(테라와트)의 신재생에너지가 생산된다는 게 손 회장의 판단이다.


손 회장은 이를 위해 용지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일본 내 지자체들에 제안했다. 농촌진흥법이 전용 전면금지 구역으로 정한 농용지구역ㆍ간종농지ㆍ제1종농지에 대한 규제를 풀어 '공익성 높은 사업', 즉 태양광 발전 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얘기다. 일부 전용이 허용된 제2종 농지의 경우 '주변 토지에 입지가 불가능한 경우 이 곳을 전면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손 회장은 이 사업에 적게는 약 2조원, 많게는 약 3조원까지 쏟아부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신반의하던 일본의 지자체들은 손 회장의 구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제안 앞에 서서히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일본의 47개 현(縣) 가운데 사업 동참 의사를 밝힌 현의 수가 이달 초 10여개에서 약 보름 만인 지난 15일 현재 33개로 늘었다. 후쿠시마 피해 복구에 개인 자산 약 1300억원을 쾌척한 '통 큰 씀씀이'가 일본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한 몫 했음은 두 말 할 필요도 없다. 이런 추세라면 일본의 거의 모든 현이 손 회장의 사업에 동참할 공산이 크고, 결국 일본 전역에 '손 회장표 태양광발전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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