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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학자들, 손정의에서 '료마'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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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일본 에도(江戶)시대의 무사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ㆍ1835~1867). 1866년 대립 관계이던 싸스마번(薩摩藩)과 조슈번(長州藩)의 동맹을 성사시켜 막부(幕府)로 대변되는 봉건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메이지유신(明治維新)의 초석을 다진 그는 '막부 체제에 갇혀있으면 일본은 식민지가 될 것'이라는 신념으로 무장한 혁명가였다. 일본이 중앙집권적 근대국가로 나아가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료마는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ㆍ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와 함께 일본의 3대 영웅으로 추앙받는다.
☞ 관련기사 : '전기밭'에 미래 건 손정의의 '뉴 비즈니스 리더십', 손정의, 일본 전역에 '전기밭' 깐다


일본 학자들, 손정의에서 '료마'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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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국내 처음으로 'TCP/IP'를 이용해 전자통신연구소와 서울대를 잇는 'SDN'을 구축하고 인터넷 강국의 초석을 다진 'IT혁명가' 전길남(사진) 일본 게이오대 부총장은 지난 1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료마의 사례를 들어가며 손정의 회장의 '태양광 도전기'에 의미를 부여했다.

전 부총장은 "료마가 그랬던 것처럼 손 회장도 '일본이 살 길은 신재생에너지밖에 없다'는 결단을 바탕으로 태양광발전 투자를 구상한 것"이라면서 "이는 단순한 투자 목적을 뛰어넘는 결단이다. 손 회장은 앞으로 일본 산업의 주축인 에너지 산업을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현재 30개가 넘는 현이 손 회장의 사업에 동참키로 했는데, 아마도 앞으로 거의 모든 현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의 구상은 일본 원전사업의 주도권을 쥐고 정부보다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는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의 오랜 정경유착에 맞서는 정치ㆍ사회적 결단이라는 점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본의 심장부 도쿄 신주쿠 거리에서 극렬한 '탈원전 집회'가 벌어진 직후인 지난 14일 일본 리츠메히칸 아시아태평양대학에서 만난 이 학교 국제경영학부 가토 마사노리 교수는 "도쿄전력이라는 거대한 권력 앞에서는 일본 정부조차 기민하게 움직이기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결단을 요구하기에는 정부와 도쿄전력의 유착, 즉 정경유착이 너무 뿌리깊다"고 설명했다.

같은 학교 국제정치학부의 에드가 포터 교수도 "도쿄전력은 후원자금을 바탕으로 언론과의 관계도 무척 긴밀하게 유지하고 있다"면서 "'기업중의 기업'인 도쿄전력의 힘은 생각보다 막강하다. 이런 도쿄전력의 주력 사업이 원전인 상황에서 기업들의 대체에너지 사업 진출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던 게 사실"이라며 손 회장이 앞으로 펼쳐나갈 새로운 사업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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