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소 수 급감에 골머리 앓던 인도네시아
어류로 만든 '물고기 우유' 등장
"일반 우유 맛"vs"생선 냄새 불쾌"
젖소 부족 현상으로 골머리를 앓던 인도네시아에서 어류로부터 생산한 '물고기 우유'가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포스트(NYP) 등 외신은 인도네시아가 물고기를 이용한 우유를 비영리재단 '베리칸 프로틴 이니셔티브'를 통해 제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젖소 수 급감의 여파로 우유 생산에 어려움을 겪어온 바 있다.
내용에 따르면 해안 마을 인드라마유의 어부들이 하루에 두 번 물고기를 잡아 공장에 배달하는 것으로 제조가 시작된다. 공장에서는 물고기 뼈를 제거해 가수분해 화학 공정을 거쳐 살만 분리하고, 이를 건조시켜 풍부한 단백질이 함유된 하얀 가루를 만들어낸다. 이후 이 하얀 가루를 별도의 시설로 옮겨 적정량의 물과 설탕을 첨가한다. 끝으로 초콜릿·딸기 등의 향료를 넣어 물고기 우유를 완성시킨다. 물고기 우유의 유통을 맡은 베리칸 프로틴 이니셔티브 측 관계자는 NYP에 "내가 먹었을 때는 일반 우유 맛과 다를 바 없다"고 설명했다.
물고기 우유는 내년부터 동남아시아 국가의 학교 급식 메뉴에도 오를 예정이다. 현지에서는 이 물고기 우유를 뛰어난 단백질 공급원으로 홍보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 또한 "물고기 우유는 부패 위험이 있어 유통 범위가 제한적이나, 풍부한 수산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긍정적인 시선을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물고기 우유의 공급이 확대될 경우 연간 50만 톤을 생산해 약 45억달러(약 6조3020억원) 가치 규모의 사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이를 통해 일자리 20만개가량을 창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물고기 우유가 설탕과 인공 감미료를 섞은 초가공 식품이라는 점에 대해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화학 처리를 해도 남아 있는 생선 특유의 비린내를 단점으로 꼽았다. 실제로 27세 임산부 디아 로디아의 경우 WSJ에 "초콜릿 맛 물고기 우유를 처음 마셨을 때 생선 냄새가 심해 매우 불쾌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수입한 우유가 물고기 우유를 쉽게 대체할 수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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