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유로존(유로화 사용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에 대한 공동 구제금융 5차분(120억유로) 지원액 중 절반만 제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 보도했다.
디디에 렝데르 벨기에 재무장관은 19일(현지시각) 룩셈부르크에서 유로 재무장관 회담이 열리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이 5차분 가운데 60억유로만 내달초 지원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 경우 그리스가 7월 만기 채무 상환할 수 있어 당장의 디폴트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도 "5차 지원분 문제가 회담 첫날 결정이 내려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당초 재무장관 회담 첫 날인 20일에는 5차 지원금 지원을 결정하고 21일에는 그리스 2차 지원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 것에서 한참 퇴보한 논의다.
유로존과 IMF는 5차분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그리스 의회가 긴축조치안을 통과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그리스에 대한 1100억유로의 지원이 합의된 후 단계적으로 구제금을 넘겨왔지만 그리스가 채무위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자 유럽중앙은행(ECB)와 IMF는 그리스가 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압박해 왔다.
특히 1100억유로 가운데 300억유로를 지원하는 IMF는 그리스의 상환능력을 믿을 수 없다며 추가 지원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엘레나 살가도 스페인 재무장관은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금 승인이 결렬되지 않길 바라고 있다"면서도 "추가 구제금융은 각국의 이견차가 있는 만큼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오르기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이날 "지난해 그리스가 받은 구제금융 규모와 비슷한 1000억유로의 신규 지원책이 논의되고 있다"며 21일 예정된 내각 신임투표에 대해 의회 승인을 촉구했다.
정치권에서는 300석인 그리스 의회에서 그리스 집권당인 사회당이 차지하는 의석이 155석으로 겨우 5석 밖에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당내 반발도 적지 않아 승인이 불투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다.
독일도 그동안의 강경한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나 국채 만기를 연장하는 '롤오버'는 채권은행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방향으로 합의했지만 여전히 민간 투자자들이 부담을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여전히 진통으로 남아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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