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관 설립, 기관 차원 선박확보 등 다양한 방안 논의 中
“글로벌 해운사와 경쟁가능한 금융 환경 갖춰 달라” 고충 토로
[천안=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내년 하반기에는 어떤 형태든 선박금융과 관련된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한다. 해운업계는 물론, 금융계, 정·관계에서도 ‘선박금융 선진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이종철 한국선주협회장(STX그룹 부회장)은 17일 천안 수협중앙회 연수원에서 열린 ‘2011 해운업계 사장단 연찬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밝혔다.
이 협회장은 “국내 해운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선박금융 선진화가 필수”라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의견수렴을 거쳐 본격화하기까지 3단계를 거쳐야 한다. 현재는 첫 단계에서 두 번째로 넘어가는 단계”라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선박금융 전문기관 설립, 기관 차원에서 선박을 확보해 국내 선사들에게 임대하는 방식, 기관이 아닌 세제 등 간접적 지원을 통하는 방식 등 다양한 구체적 방안이 나오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세 가지 정도로 좁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 가지 모형 중 가장 현실적인 것부터 업계 및 부처 논의를 거쳐 현실화되는 것”이라며 “방법론적 측면에서 반드시 선박금융기관 설립이여야 할 필요는 없다. 기존 금융기관에서 해운, 조선을 이해하는 금융 전문가를 영입해 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하나의 옵션”이라고 덧붙였다.
이 협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2009년 선박금융은 9월까지 단 2건 이뤄졌다”며 “불황과 호황 사이클을 반복하고 대규모 선단 투자가 필수인 해운업의 특성을 이해하는 전문기관, 전문가가 국내에 없다”고 업계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해운업에 대한) 정부의 개별적 지원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선을 그은 후, “다만 중국, 일본 등 글로벌 해운사들과 정상적으로 경쟁할 수 있게 업계 특성에 맞춘 금융 기반을 갖춰 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협회장은 “해운시황은 지금 같은 (소극적) 투자규모, 경제성장이 유지된다면 2013년 이전에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며 “감속운항(슬로우스티밍), 해체(스크랩) 등이 대거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이 해운업의 투자 적기”라며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STX팬오션의 분기 실적도 “3분기가 되면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지금까지는 개별회사 STX팬오션에서 일하는 관점으로만 해운을 봤는데 협회의 숙제는 개별 회사의 이익과 업계의 이익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라며 “업계 전반적인 부문에 주력하며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려 한다”고 취임 후 지난 3개월에 대한 짧은 소감도 밝혔다.
이날 연찬회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김영민 한진해운 사장, 박정석 고려해운 사장, 김태균 흥아해운 사장 등 해운업계 CEO 60여명이 참석해 정기선 및 비정기선 분야, 정책 분야, 선원 선박 안전 분야에 대한 전망 등을 논의했다.
천안=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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