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한 발짝 물러섰다.
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민간 채권자들의 기존 국채를 7년물 국채로 강제 교환하자는 주장을 유보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날 사르코지 대통령과의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메르켈 총리는 "민간투자자들이 자발적 차원에서 참여할 수 있도록 촉구할 것"이라며 "유럽중앙은행(ECB)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유로화와 그리스 국채는 메르켈 총리와 사르코지 대통령이 협력의지를 보임에 따라 강세를 보였다. 그간 ECB와 프랑스는 만기 도래 채권을 민간이 자발적으로 상환 연장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독일과 갈등해왔다. 프랑스는 독일 안을 따를 경우 시장이 그리스 채권 투매에 나서며 디폴트 상태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해왔다.
한편 국가부도 위기에 직면한 그리스는 대대적 내각 개편을 단행했다. 메르켈 총리는 "게오르기우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큰 결단을 내렸다"며 야권이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를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날 그리스 부채 위기와 관련해 '비엔나 이니셔티브'가 대안 모델로 제시됐다. 민간이 그리스 협력에 나서는 데 비엔나 이니셔티브가 좋은 사례일 수 있다는 것. 그리스 이니셔티브는 2009년 유럽 주요 은행들이 동유럽 금융권을 돕기 위해 내놓은 프로그램이다. 이에 따라 유럽 주요 은행들은 EU와 IMF의 지원을 받아 동유럽 국가의 익스포저를 롤오버하는 등 자본 확충에 나섰다. 비엔나 이니셔티브는 그간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 모델이라는 점에서 그리스 채무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수차례 거론돼왔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비엔나 이니셔티브는)일종의 돌파구"라며 "우리가 오늘 논의한 내용과 같은 것을 비엔나 이니셔티브 정신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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