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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체조 갈라쇼, '선의 축제'를 선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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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암=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갈라쇼(Gala Show). 이탈리아 전통 축제의 복장 '갈라'에 어원을 둔 용어다. '갈라'는 '축제', '축하' 등의 사전적 의미를 두고 있다. 주로 클래식 음악, 발레, 피겨스케이팅 등의 본 경연이 끝난 뒤 축하 공연의 성격을 띄고 열린다. 우리에겐 '피겨퀸' 김연아로 익숙해진 무대다.


즉 그만큼 기술 경쟁의 의미는 줄어들고 예술과 개성이 강조된다. 특히 피겨 스케이팅, 리듬 체조 등 대회에서 연주곡만을 사용할 수 있는 반면 갈라쇼에선 가사가 있는 대중음악도 허용된다. 덕분에 해당 분야에 대한 이해가 적은 초심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LG 휘센 리드믹 올스타즈 2011'은 이러한 갈라쇼의 정의와 특성이 그대로 살아난 무대였다. '손연재 갈라쇼'란 별칭으로 불린 이날 공연은 국내에서 처음 열린 리듬체조 갈라쇼.


손연재(세종고) 뿐 아니라 현존 최고의 '체조 여왕' 예브게니아 카나에바(러시아), '살아있는 전설' 안나 베소노바(우크라이나), '샛별' 알리나 막시멘코를 비롯한 최정상급 선수들이 함께해 리듬체조의 매력을 한껏 선보였다.


처음 눈이 간 것은 선수들의 인형 같은 외모였지만 본질과 진가가 발휘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첫 무대부터 모든 관객은 정사각형 마루 위에서 펼쳐지는 리듬과 선의 미학을 숨죽인 채 바라봤다.


인간의 몸이 그려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선이 감성적인 선율 속에 녹아들었다. 볼과 후프, 곤봉과 리본은 때론 유려한 곡선을, 때론 강한 직선을 그리며 마음에 잔상을 남겼다. 리듬 체조가 '묘기'가 아닌 스포츠이자 예술인 이유를 그대로 보여주는 연기.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음향과 조명까지 더해져 어느 하나 힘찬 박수가 터져나오지 않은 무대가 없었다.



백미는 카나에바의 리본 연기였다. 순백의 긴 원피스 의상과 붉은색 리본은 강렬한 대비를 이뤘다. 우아함과 고혹미가 넘치는 몸짓으로 예술미를 한껏 드러냈고, 세계 최고 수준의 턴과 피벗으로 기술적 우위도 보여줬다.


또 다른 주인공 손연재는 깜찍함과 성숙함이 교차하는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에 맞춰 후프와 마치 한 몸이 된 듯 세련된 연기를 보여주다가도, 백댄스와 함께 숨겨왔던 끼를 발산하기도 해 큰 박수를 받았다.



'세계 최강'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팀 연기도 빛을 발했다. 우크라이나팀은 대형 천과 함께 프랑스 예술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이미지를 재현해냈다. 이어진 무대에선 리본과 후프가 어우러진 환상적인 연기로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러시아팀도 제3세계 풍의 빠른 음악에 리본-후프가 조화를 이룬 역동적인 몸짓을 뽐내기도 했다.


리듬체조의 색다른 면모를 보여준 무대도 돋보였다. 다리아 콘다코바(러시아)는 테크노 비트에 맞춰 강렬한 리본 연기를 선보였다. 다리아 드미트리에바(러시아)는 알리샤 키스의 음악에 맞춰 섹시한 무대를 연출하기도 했다.


갈라쇼 만의 축제 분위기는 특별 무대로 더욱 달궈졌다. 뮤지컬 '시카고' 팀의 '올댓 재즈', 초대가수 테이-김태우의 축하공연, 강렬한 탭댄스는 물론 손연재, 이경화, 김윤희 세 한국 3인방이 소녀시대의 '훗'에 맞춰 안무를 선보이는 스페셜 무대까지. 리듬체조에 대한 생소함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었다. 덕분에 경기장을 찾은 팬에겐 지루할 틈이 없었다. 리듬 체조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준 시간이었다.



2시간 남짓한 갈라쇼의 대미를 장식한 무대는 가수 김태우와 전 출연진이 함께 한 합동무대. 퀸의 '돈 스탑 미 나우'(Don't Stop Me Now)에 맞춘 흥겨운 무대에 모든 관객이 자리에서 일어나 축제의 마지막 순간을 즐겼다.


손연재는 공연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갈라쇼를 통해 많은 분이 리듬체조를 알게 된 것 같아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세계 탑 랭커들과 함께 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많은 관중 앞에서 공연할 기회는 소중한 경험이었다"며 "앞으로 시합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어보이기도 했다.


한편 갈라쇼를 마친 손연재는 13일 러시아로 출국, 올 시즌 후반기 대회와 9월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할 계획이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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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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