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과천 등 양도세 거주요건 폐지 시행에도 '요지부동'..보금자리 지구지정 여파만 거세
[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 재건축 시장 침체의 골이 깊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올해 3월 이후 15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2년전 매매가 수준으로 돌아갔다.
10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6월 둘째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13% 하락했다. 2003년 1월1일 100을 기준으로 한 평균 매매지수가 150.88로 2년 전인 2009년 6월(150.92) 수준까지 떨어졌다. 강남구가 0.52%로 하락폭이 가장 컸고 이어 강동(-0.39%), 송파(-0.33%), 서초(-0.06%) 순이었다.
강남구는 양도세 비과세 혜택에 대한 2년 거주요건이 폐지되면서 매물량이 늘었다. 거주요건을 채우지 못해 팔지 못했던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아서다. 개포주공1단지 49㎡ 매매가 시세는 전주보다 1500만원 하락해서 8억8000만~9억4000만원 선이다. 2년 전 8억8000만~9억3000만원 수준의 시세를 보였다.
전셋값이 꿈틀대는 모습도 보였다. 재건축 이주를 앞둔 강남구 대치동 청실아파트로 인해 은마아파트 전셋값이 뛰었다. 여름방학 때 이사오려는 학군 수요자들의 문의도 꾸준히 들어온다. 은마 112㎡ 전셋값 시세는 지난주 대비 500만~1000만원 오르면서 3억3000만~3억8000만원 선이다.
보금자리 지구 지정 여파도 거셌다. 강동구는 고덕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이 약세를 이어갔다. 둔촌주공은 시세보다 싼 값에 나온 급매물만 간간히 거래되는 모양새다. 고덕동 고덕시영현대 62㎡는 5억7000만~5억8000만원 선으로 지난주에 비해 1000만원 하락했다.
고덕동 일대는 일반 아파트도 보금자리 여파로 약세를 나타냈다. 고덕동 아이파크 112㎡는 7억~7억5000만원 선으로 전주보다 1500만원 하향 조정됐다.
과천시 역시 보금자리 지구 지정 뒤에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기존 주택에 대해서도 매수자들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집주인들은 서둘러 팔려는 모양새다. 별양동 주공5단지 122㎡는 전주보다 매매가 시세가 1500만원 내려 7억7000만~8억3000만원 선이다.
조민이 부동산1번지 팀장은 "6월부터 서울, 과천 및 5대 신도시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2년 거주요건이 폐지돼 세재혜택을 노린 집주인들의 매물출시가 늘었다"며 "하지만 매도자 측면의 정책으로 매수자를 움직이기에는 부족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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