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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뱅크 후퇴하나…몸 사린 강만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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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강만수 산은금융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8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들과의 만찬 회동에 불참한 배경에는 '대형은행(메가뱅크)' 추진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금융권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야당은 물론 여당인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도 메가뱅크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자, 국회의원들과 자리를 함께하지 않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만찬 모임에 참석한 한 금융권 인사는 "강 회장이 상견례 자리에 불참했지만 정무위원들이 언짢아하지 않는 분위기였다"며 "오히려 강 회장이 오면 부담만 되지 않았겠나"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강 회장의 불참이 정무위 측의 요청이었다는 말도 나온다.


특히 이날 상견례 모임에는 메가뱅크에 강경 반대입장을 취하고 있는 야당 의원들이 일제히 불참했다. 정무위 측은 불참의 원인이 국회 내부적 요인이라고 밝혔지만, 강 회장에 대한 '보이콧'으로도 해석된다.

허태열 정무위 위원장(한나라당)은 "정무위에서 (강 회장을) 오지 말라고 한 것은 아니다"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메가뱅크와 관련해서도 "당론은 아직 안 정해졌다"며 입장을 유보했다.


당초 산업은행 안팎에서는 강 회장이 만찬모임에 나가 정무위원들을 상대로 메가뱅크의 정당성을 논리적으로 설득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동안 은행 임직원들을 상대로 우리금융지주 인수의 당위성을 여러차례에 걸쳐 논리정연하고 열정적으로 설파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달 27일 산은금융의 우리금융지주 인수를 막기 위해 조영택 민주당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이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 등 3개 법안을 발의한 뒤 이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노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회동에 참석하는 것이 오히려 정무위원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으로 결국 불참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 관계자에 따르면 강 회장은 회동 3시간 전인 이날 오후 3시경에 불참 의사를 통보해왔다. 막판까지 고민한 것이다.


강 회장의 행보는 최근 정치권의 반대로 지지부진해진 메가뱅크의 위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수장인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국회)의원님들과 논의해 봐야죠"라며 국회의 동향에 신경쓰는 모습이다.


하지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야당이 내놓은 메가뱅크 반대 법안이 다소 억지성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시행령의 취지는 국회에 갈 필요 없이 행정부에서 대통령이 개정하는 사항을 정하자는 것"이라며 "세부사안에 대해서까지 일일이 국회가 간섭하는 것은 행정부 기능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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