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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고유가 시대 주유소가 살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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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차서비스·추가 할인은 기본···마케팅 '승부'

[르포]고유가 시대 주유소가 살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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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정유사의 기름값 할인 조치가 시행된 지 60일이 지났다. 정부의 물가안정에 협조하고자 정유사는 리터(ℓ)당 100원이라는 '파격' 할인에 나섰지만 서민들에게 ℓ당 2000원에 육박하는 휘발유 가격은 여전히 부담스럽기만 하다. 정유사와 소비자의 눈높이 차이는 아직 좁혀지지 않고 있다.


고유가로 휘발유 수요가 급감하면서 주유업계 사장들도 뿔났다. 이대로 가다간 폐업하는 주유소가 속출할 거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살 길'을 찾는 주유소가 있어 화제다.

◆"고유가에도 인기비결 따로있다"=전국에서 기름값이 가장 비싸다는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K주유소. 국회 앞이라는 지리적 상징성에 고유가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비싼 기름값으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이 주유소는 업계 '랜드마크'로 굳어진지 오래다.


K주유소가 유명한 것은 비단 비싼 가격 때문만은 아니다. 일선 주유소들은 고유가로 인한 수요 감소로 생계 위협에 허덕이고 있지만 K주유소는 배짱있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 주유소가 고유가 시대에도 자신있게 ℓ당 2300원에 육박하는 기름값을 내걸수 있는 이유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연휴를 앞둔 지난 3일 오후 6시 퇴근 무렵, K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기 위한 차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차에 기름을 넣는 동안 손님들은 일제히 '통장'과 적립카드를 꺼내든다. 이 주유소만의 전용 통장이다. 통장을 이용하면 주유금액의 1%를 적립받을 수 있다. 외부 걸려있는 휘발유 금액은 ℓ당 2295원이지만, 소비자는 가격을 크게 신경쓰는 눈치가 아니다. 통장이 있는 단골손님의 경우 적게는 ℓ당 80원에서 많게는 150원까지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주유 할인카드가 있으면 중복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이날 기름을 넣으러 온 인근지역 아파트 거주자는 250점을 적립받아 두루마리 휴지30롤을 사은품으로 받았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직원들의 태도에는 상냥함이 묻어난다. 싹싹한 인사는 기본이고 차량에 탑승한 손님의 눈높이에 맞춰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영업을 하는 김도영(36·도봉구)씨는 "오래전부터 이곳을 이용해서 집과는 거리가 상당하지만 사은품 등 혜택이 다양해 자주 애용하고 있다"며 "통장을 신규 개설했을 때는 와인을 받았고, 통장 적립금으로 베르사체 향수를 사은품으로 받은 적도 있다"고 귀띔했다.


◆단골층 다양···"손세차에 와인까지"=주유를 마친 차들은 일제히 세차장 앞으로 향한다. 고압기 세척이 끝난 차량이 외부 물기를 제거하고 자동 세척기에서 나오자 네명의 세차 전문요원이 일사불란하게 차량에 부착된 차문을 동시에 열었다. 외부에 남은 물기를 제거하고, 차량 내부 손세차에 나선 것이다. 문틈에 끼어있는 먼지 제거는 물론 진공청소기로 발판, 시트까지 구석구석 점검한다. 통장에 적립금만 있다면 세차도 '공짜'다.


세차요원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총 8명의 세차요원이 두 팀을 이뤄 세차기에서 나가는 차량을 쉴 새 없이 청소하고 있다. 세차요원은 모두 알바가 아닌 정직원이다. 숙소도 제공한다. 책임감을 갖고 서비스하기 위한 사장의 뜻이다. 세차장 입구에는 '일반6만원 이상 주유시 내부와 외부의 세차를 무료로 할 수 있다'고 적힌 현수막이 나부끼고 있다. 내외부 세차는 오후 6시30분경 마감하기 때문에 6시 전후로 손님이 몰린다.


주유소 관계자는 "우리주유소가 전국에서 가장 비싼 주유소로 알려지면서 일반소비자들에게는 악명이 높지만, 실제 단솔 손님들은 다르게 생각한다"며 "단골 통장 적립에 따른 다양한 사은품, 제휴신용카드 적립 혜택, 2000~3000원 상당에 해당하는 내외부 세차 등 부가서비스 혜택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으로 소비자가 느끼는 만족도는 상당하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기름값이 비싸다 보니 손님층에도 특색이 있다. 국회·금융가 빌딩으로 둘러싸인 입지로 인해 소득수준이 높은 고객이 주로 찾는다. 국회의원을 모시는 운전기사, 금융권 종사자, 고소득층 자가운전자 등 다양하다. 할인혜택을 주는 인근지역 아파트 주민중에도 단골이 상당하다.


그랜저를 몰고온 변호사 심모씨(40·성동구)는 "기름을 넣을 때 가격표를 유심히 보지는 않는 편"이라며 "서비스가 좋아 자주 온다"고 말했다.


K주유소 대표는 "세차서비스를 포함하면 가격표의 가격보다 ℓ당 300원꼴 싸고, 여의도 내 세차를 제공하는 주유소가 드물다 보니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며 "고유가로 수요가 준 것은 사실이지만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어 다양한 마케팅을 활용해 어려움을 타개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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