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기름 한방울 나오지 않아도.."
휘발유가 수출을 이끄는 효자 품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휘발유를 본격적으로 수출한지 30여년 동안 수출량은 56배나 뛰었다. 정유사들이 지속적으로 고도화시설에 투자해왔기 때문이다.
6일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휘발유 수출 물량은 1442만배럴로 지난해 수출량의 36%를 달성했다.
올초부터 고유가가 이어지며 정제 마진 역시 크게 늘어나면서 같은 기간 수출액도 16억4549만달러를 기록, 작년 같은기간 대비 16.7% 증가했다.
정유사들이 본격적으로 휘발유를 수출하기 시작한 것은 1982년으로 그해 휘발유 수출량은 71만배럴이었다. 지난해는 글로벌 경기가 침체됐음에도 연간 휘발유 수출량은 총 3933만배럴로 28년 동안 5439%에 달하는 증가세를 기록했다.
휘발유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1996년 에쓰오일(당시 쌍용정유)이 국내 처음으로 고도화시설을 도입하면서 부터다. 그 이듬해 휘발유 수출은 전년(254만배럴)대비 5배 이상 증가하며, 사상 처음으로 1000만배럴을 넘어섰다.
이어서 나머지 업체들도 고도화시설을 도입, 휘발유 수출은 해마다 성장해왔다. 특히 국내 휘발유 수요가 수십년간 정체되며 남는 물량은 모두 수출로 전환됐다. 역대 최대 휘발유 수출량은 2009년 4018만배럴이다.
고도화시설이란 벙커C유와 같은 값싼 중질유에서 휘발유와 같은 가격이 비교적 비싼 경질유를 뽑아내는 시설로 투자자금 규모만 수조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이 처럼 고도화시설이 휘발유 생산은 물론 수출에 큰 역할을 하면서 고도화시설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제3 중질유분해 시설을 확보한 GS칼텍스는 2013년 완공을 목표로 제4중질유분해시설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도 1월 2차 고도화시설을 완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규모의 정유시설을 갖추고 수출에 전념하고 있다"며 "최근 고유가로 인해 수출부분에서 수익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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