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톈안먼 사태 발발 22주기를 맞아 중국 밖에서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회와 중국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로 떠들석했지만, 정작 중국에서는 정부의 경계 태세 강화로 조용한 모습을 보였다.
톈안먼 사태 발발 22주년을 맞아 4일 홍콩 빅토리아공원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15만명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5일 보도했다.
홍콩 경찰 당국은 톈안먼 사태 추모 촛불집회에 5일 하루 동안 7만7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지만, 중국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홍콩 연대 지련회(支聯會)측은 지난해와 유사한 15만명 가량이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정치적으로 베이징 보다 자유로운 홍콩에서는 1990년부터 매년 6월 4일 톈안먼 사태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대만에서는 마잉주 대만 총통이 4일 성명을 통해 중국의 정치개혁 필요성을 언급하며 지난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와 예술가 아이웨이웨이의 석방을 촉구했다. 마 총통은 "중국 정부는 정치적 개혁과 자유 증진, 민주주의 실현, 인권 보호 등에 힘써야 한다"며 "정치적 개혁을 위한 첫 번째 노력은 반체제 인사에 대한 관용적인 태도를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토너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도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가 톈안먼 사태로 희생된 사람과 구금됐거나 실종된 사람들에 대해 공식적인 통계를 밝힐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톈안먼 민주화 운동의 진원지인 중국에서는 정부의 감시·감독 강화로 되레 조용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네이멍구 자치구에서 소수민족 시위가 발발한데 이어 높은 물가상승률과 빈부격차 심화로 사회 불안이 심각해지면서 중국 정부는 톈안먼 사태 추모 열기가 반(反)정부 시위로 이어질까봐 촉각을 곤두세웠다.
톈안먼 사태 희생자 유가족과 반체제 인사 및 인권운동가들의 집회가 금지됐으며 일부 반체제 핵심 인물들은 가택연금 조치로 정부의 강화된 감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의 검열도 한층 강화돼 포털에서 '톈안먼' 검색도 제한됐다.
지난 1989년 6월 4일 새벽 베이징의 톈안먼 광장에서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텐안먼 사태는 이날 학생과 시민 100만여명이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 당국의 무력진압으로 수백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박선미 기자 psm82@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