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기록물과 조선후기 국왕의 동정 등을 일기 형식으로 적은 일성록(日省錄)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다. 대한민국 기록유산 가운데 현대사 관련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로써 한국이 보유한 세계기록유산은 모두 9건이 됐다.
24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심사하는 유네스코 국제자문위원회(IAC) 등에 따르면 IAC는 영국 맨체스터에서 제10차 회의를 열어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과 일성록을 심의한 뒤 이들 기록유산의 등재를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추진위원회'는 지난해 3월 말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자료, 국가 보상 자료, 시민 성명서, 군사법정 재판기록, 국회 광주청문회 회의록 등 5.18 관련 자료를 유네스코에 세계기록유산 신청대상으로 제출했다.
5.18 민주화운동 관련 기록물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를 이해하는 데 큰 의미가 있고, 1980년대 이후 동아시아 국가들이 민주화를 이루는데 중요한 영향을 줬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국보 제153호인 일성록은 1760년(영조 36년)부터 1910년(융희 4년)까지 151년 동안의 국정 운영 내용 등을 정리한 연대기 자료로, 한 질만 편찬된 유일본이자 필사본이며 총 2329책이 남아있다. 일성록도 5.18 관련 기록물이 유네스코에 제출된 시기와 거의 비슷한 때에 세계기록유산 신청대상으로 제출됐다.
일성록은 단순히 조선후기의 역사 기록물이 아니라 18~20세기 동양과 서양의 정치적, 문화적 교류의 실상을 담고 있는 기록물이라는 점에서 한 국가를 넘어 세계사에 중요한 영향을 준 자료로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또한 전근대 시대의 역사기록물이 대부분 과거의 역사를 기록한 것들인데 반해 일성록은 당시대의 역사를 기록한 기록물이라는 점에서 그 독창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유네스코는 1992년부터 2년 마다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을 받아 등재 여부를 결정해왔다. 세계적으로 가치가 있는 귀중한 기록유산을 잘 보존하고 기록유산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데 세계기록유산 등재의 목적이 있으며, 현재 세계기록유산은 총 83개국 193건이다. 한국이 그동안 보유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은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직지심체요절, 조선왕조의궤, 해인사 고려대장경판과 제경판, 동의보감 등 7건이었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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