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관 진술 조서, 탄핵심판 증거 인정되나
“된다” 이미선·김형두 재판관 vs
“안된다” 김복형·조한창 엇갈리는 의견
헌법재판소 재판관 8명 중 4명은 헌재에 출석한 증인들이 검찰 등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조서를 탄핵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2:2로 엇갈리는 보충의견을 내놨다. 소수의견은 법정의견(다수의견)에 반대하는 반대의견, 결론에는 동의하지만 이유를 보충할 때 내는 보충의견, 결론에 동의하나 이유를 달리할 때 내는 별개의견을 말한다. 이번에 나온 소수의견은 모두 보충의견이었다.
이미선·김형두 "증인신문 절차 장기화, 심판 중단 여지"
이미선·김형두 재판관은 조서를 증거로 채택하는 것은 ‘헌법재판소법 40조 취지에 부합한다고 봤다. 두 재판관은 결정문에서 “여기서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헌재의 고유 권한에 속한다”며 “탄핵심판 절차는 공직으로부터의 파면 여부를 심판대상으로 할 뿐 형사상 책임 유무를 심판대상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형사소송절차와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했다.
전문법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절차 장기화를 피할 수 없다고도 했다. 두 재판관은 “9명의 단일재판부로 구성되는 헌재 특성상 경우에 따라서는 반복적 변론갱신, 심리정족수 부족 등으로 탄핵심판절차의 장기화가 탄핵심판절차의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김복형·조한창 "국가 전체에 영향, 전문법칙 엄격 적용해야"
반면 김복형·조한창 재판관은 탄핵심판의 중대성과 피청구인의 방어권 보장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전문법칙을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두 재판관은 “사건의 실체에 대한 심증 형성, 소추사유 인정은 가급적 형사소송절차와 같이 공개된 재판관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를 기초로 하고 전문증거에 대해서는 반대신문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은 그 직무수행의 단절로 인한 국가적 손실과 국정 공백, 국론의 분열현상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 등을 초래할 수 있고 국가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동일한 사실관계를 기초로 한 탄핵심판, 형사재판에서 각기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법질서의 통일성과 재판에 대한 신뢰가 저해될 것이라며 “전문법칙을 탄핵심판에도 가급적 엄격히 적용해 탄핵심판과 형사재판 사이의 불일치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정형식 재판관은 동일한 인물에 대해선 다른 회기에도 탄핵소추안 발의횟수를 제한하는 입법이 필요하다는 보충의견을 냈다. 국회는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탄핵소추안을 제418회 정기회 회기에 투표했고, 정족수 미달로 불성립되자 제419회 임시회 회기 중에 소추안을 다시 발의해 통과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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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재판관은 “국회 임시회는 국회 재적의원 4분의1 이상만 요구하면 수시로 소집할 수 있는 등 자유로운 소집 가능성으로 인해 국회 다수의석을 가진 정당은 필요에 따라 특정안건을 매우 짧은 간격으로 반복해 발의할 수 있다”며 “이러한 반복 발의는 회기와 회기 사이에 어느 정도 간격을 둬 안건에 대한 재고와 숙의를 요청하고자 한 일사부재의 원칙을 편법적으로 우회하고 그 취지를 몰각시킨다”고 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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