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감사의 달이다. 1일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에 이르기까지 평소 잊고 지내던 감사의 의미를 되새기는 달이다.
여기에 덧붙여 5월의 마지막 날에 '바다의 날'이 자리하고 있다. 1996년 해양수산부 출범과 함께 일반 국민에게 바다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해양개척정신을 함양한다는 취지로 제정된 '바다의 날'이 올해로 어느덧 16회를 맞았다.
매년 5월31일을 바다의 날로 정한 것은 통일신라시대 장보고(張保皐) 대사(大使)가 청해진(淸海鎭)을 설치한 날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자는 취지이기도 하다.
우리는 흔히 바다를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가능성의 영역이라고 말한다. 인류의 마지막 보고라고도 하고 인류의 미래가 바다에 달려 있다고도 한다. 바다의 무엇이 이처럼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일까.
지구는 태양계 행성 중 유일하게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물의 행성이다. 지구 표면의 70% 이상을 덮고 있는 바다는 지구의 기후변화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1℃ 미만의 수온 변화에도 지구는 이상기온이나 물난리 등 환경재앙에 직면하게 된다. 생물자원의 경우 바다에는 육상보다 많은 생물군이 존재하여 지구생물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해양 생물자원의 생산력은 육상 생물자원에 비해 매우 높다.
예를 들어 몸무게가 수톤씩 나가는 고래도 3~4년이면 성장하고, '켈프'라는 해조류는 하루에 60cm나 자란다. 50g의 달걀이 5개월 성장한 후 1500g의 닭(30배)이 되는 데 비해 0.1g의 어란은 5개월 만에 500g의 성어(5만배)가 된다.
이러한 바다의 생산력은 일찍부터 우리 인류에게 식량자원을 공급해 주는 원천이었다.
바다는 자원의 공급처일 뿐 아니라 과학적 지식의 보물창고이기도 하다. 최근 20∼30년간 해양과학 연구의 성과로 자그마치 1000기압의 수압이 작용하는 수심 1만m의 암흑천지인 바다의 가장 깊은 곳에서조차 생물체가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해 열수구에서는 지금도 끊임없이 새로운 유화광물이 만들어지고 있고, 태평양 심해저에는 과거 수천만년의 세월을 통해 생성된 망간단괴가 자갈밭처럼 널려 있는 사실이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해양생물들은 종래의 일차적인 이용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고부가가치를 갖는 신물질 개발에까지 이용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소염효과나 강력한 항암효과를 갖는 물질을 비롯해 정밀화학합성에의 이용이 기대되는 특이한 효소제에 이르기까지 그 산업적 이용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또한 한정된 화석에너지의 사용으로 자원고갈 위협과 환경공해의 이중고에 시달려 온 인류에게 해류, 조류, 파랑, 온도차 등의 해양에너지자원은 무공해 청정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바다는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바다를 우리의 영역으로 개척하기 위해서는 헤쳐 나가야 할 시련과 고난의 파도 또한 높다.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해양강국 건설은 첨단 해양과학기술이 뒷받침되는 미래해양산업의 창출로만 달성할 수 있다.
우리의 무한한 해양잠재력을 바탕으로 과학기술을 착실히 개발하는 길만이 해양경쟁시대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되리라 믿으며, 5월31일 바다의 날을 맞아 우리 국민들이 바다의 소중함과 해양개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감사의 달 5월의 끝자락에 바다의 날이 자리하고 있는 이유는 우리에게 '바다'라는 희망의 공간이 있음을 감사해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강정극 한국해양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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