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미국 뉴욕주식시장 주요 지수가 17일(현지시간)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산업생산과 신규주택착공 등 경제지표가 예상 외로 저조해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됐고 휴렛패커드(HP)의 실적전망 하향과 주택건설업체들의 부진까지 겹쳤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68.79포인트(0.55%) 하락한 1만2479.58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0.49포인트(0.04%) 내린 1328.98, 나스닥지수는 0.90포인트(0.03%) 소폭 상승한 2783.21을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개인용컴퓨터(PC) 수요 감소로 인해 올해 실적 전망을 하향한 HP가 7.3% 하락했고 신규 주택착공건수 감소에 D.R.호튼과 KB홈이 1.7% 이상 떨어지면서 건설주 하락을 주도했다. 캐터필러와 3M은 산업생산 둔화의 영향으로 1.6% 이상 내렸다.
세계 최대 소매체인 월마트는 0.9% 하락했다. 미국 시장에서 신규 개점 수가 1.1% 감소해 8분기 연속 줄어드는 등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냈으나 지표의 부진을 덮기엔 역부족이었다.
◆ 예상 외로 부진한 주택·산업생산 지표 = 전일 발표된 전미주택건설협회(NAHB)/웰스파고의 5월 주택시장지수가 예상을 믿돈 것에 이어 이날 미 상무부가 발표한 4월 주택착공건수는 52만3000건으로 3월 58만5000건 대비 10.6% 감소했다. 향후 건설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착공허가건수는 4% 줄어든 55만1000건으로 역시 예상치 59만건을 밑돌았다.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압류주택이 늘어난 것에 따른 기존주택 재고 증가까지 겹쳐 신규 주택건설은 쉽게 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9%에 달하는 실업률과 여전히 저조한 임금상승률도 주택시장 회복을 어렵게 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발표한 4월 산업생산도 자동차생산이 감소하면서 산업생산 증가율이 ‘0%’에 그치는 등 예상을 깨고 둔화됐다. 전체 산업생산에서 75%의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0.4% 감소해 3월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설비가동률도 76.9%로 전월 77.4%에 비해 다소 떨어졌다. 산업생산의 예상 외 감소는 일본 대지진 여파로 자동차 부품수급이 차질을 빚은 것에 따른 일시적 효과로 풀이됐다.
◆ 성과 없이 끝난 그리스 지원논의.. 중재자 잃은 유럽 = 한편 그리스 추가지원 논의로 관심을 모았던 16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는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끝났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은 그리스 정부에 공공부문 자산 매각 등 더 강도 높은 긴축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한편 그리스 채무에 대해 각국이 자발적으로 상환기한을 연장해주는 ‘리프로파일링’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주말 뉴욕에서 성폭행 혐의로 체포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보석신청이 거부된 채 수감됐다. 스트로스-칸 총재의 사퇴가 사실상 시간문제가 되면서 유럽 국가들과 신흥시장국가들 사이에서는 차기 총재의 향방을 놓고 대립 구도가 세워지고 있다.
유럽 재정적자 위기가 확실히 해소되지 못함에 따라 유럽 주식시장 주요 주가지수는 일제히 떨어지면서 4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핌코의 모하메드 엘-에리안 CEO는 “스트로스-칸 총재의 부재사태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면서 유럽국가들 간의 의견조율에 핵심적 역할을 해 온 그의 부재로 그리스 사태 해결이 더욱 난항에 빠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 유가, 3개월래 최저치.. 0.5%↓ = 국제유가는 최근 3개월간 최저치로 떨어졌다. 주택착공과 산업생산 지표 부진으로 석유 수요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6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전장대비 46센트(0.5%) 내린 배럴당 96.91달러를 기록했다. 런던국제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 7월 인도분 선물가격도 71센트(0.6%) 떨어진 110.13달러로 장을 마쳤다.
유로존 재정위기 부각으로 16일 유로 대비 달러 가치는 3월 29일 이후 최고치로 올라 원자재 시장 투자를 약화시켰다. 전일 1.4156달러를 기록한 유로·달러 환율은 뉴욕외환시장에서 오후 2시20분 현재 0.4% 상승한 1.4216달러를 나타냈다.
전일 미국 남동부 홍수로 미시시피강이 범람 위기에 처하자 뉴올리언스 인근의 정유시설 피해를 막기 위해 루이지애나주 모간자 수문을 열어 물길을 바꾼 것도 유가 상승요인을 상쇄하는 효과를 냈다.
필 플린 PFG베스트 부대표는 “크게 악화된 주택시장이 건설시장은 물론 전체 경제에까지 큰 부담을 지우고 있다”면서 “달러가 계속 강세를 지속한다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어려운 상황을 맞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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