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러앨토 소재 스탠퍼드 대학 2학년에 다니면서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일하는 한 여학생이 요즘 미 언론으로부터 주목 받고 있다.
화제의 여학생은 지난 4월 30일 20세가 된 어니스트 후로 2개월 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자리잡은 벤처캐피털업체 앨솝 루이 파트너스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후의 업무는 스탠퍼드 대학에서 장차 기업가로 대성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학생을 찾아내 그에게 일찌감치 투자하는 것이다.
토목환경공학이 전공인 후는 스탠퍼드 대학 학생회 간부로 빈곤지역 학생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맡고 있다. 게다가 보험·금융 서비스 업체들 모임인 ‘스테이트 팜 인슈어런스’의 이사 17명 가운데 한 사람으로 환경교육 같은 프로젝트에 연간 500만 달러를 집행하기도 한다.
후는 인디애나 대학 총장 및 스탠퍼드 로스쿨 학장을 역임한 토머스 에얼릭과 공공서비스에 대한 책을 함께 저술하고 있다.
스탠퍼드에서 엔지니어링 및 기업가정신을 가르치는 톰 코스닉(60) 교수와는 벤처캐피털이 기업가정신에 미치는 영향을, 실리콘밸리와 중국 베이징(北京) 소재 청정 기술 관련 업체들을 공동 연구 중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스탠퍼드 공대에서 25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쳐온 코스닉 교수는 “내가 접해본 6000여 명의 학생 가운데 최상위 0.5%에 드는 학생 중 한 사람이 바로 후”라면서 “후만 보면 1993년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해본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생각난다”고 치켜세웠다.
코스닉 교수에 따르면 후는 다른 대학원생들이 10주만에 끝내는 일을 1주 안에 너끈히 해결한다.
그렇다면 후는 잠도 안 자고 공부와 일에 매달리는 걸까. 그는 스스로를 ‘느긋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평했다. “친구들과 함께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며 주말이면 심심찮게 파티에 참석하는데다 잠은 하루 7시간 정도 잔다”고 밝히기도 했다.
후는 1980년대 미국으로 건너간 중국인 부부 사이에서 태어났다. 캘리포니아주 샌퍼낸도밸리에서 태어나 로스앤젤레스 외곽의 노스리지에서 성장한 그는 일반 공립인 노스할리우드 고교 재학 중 영재 교육 프로그램 이수 대상자로 선발됐다.
후는 상위 2%에 속하는 IQ 소유자만 가입할 수 있는 ‘멘사’ 회원으로 정확한 IQ는 밝히지 않고 145가 넘는다고만 말했다.
후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기업가정신을 발휘한 것은 10살 때다. 이웃 아이들과 함께 집에서 구운 과자, 음악 공연, 손수 만든 카드 등 돈이 될 수 있는 것은 모두 동원해 돈을 모은 것이다.
15살 때는 ‘비주얼 아츠 앤 뮤직 포 소사이어티’를 설립했다. 이는 고교생 자원봉사자들을 규합해 노숙자 보호소, 병원, 고아원, 실버타운 등에서 음악 연주, 미술 놀이, 공연에 나서는 비영리 지역사회 봉사단체다.
후는 올 여름 알래스카주 프러도만(灣)에서 유전 개발 서비스업체 슐룸베르거의 인턴으로 일할 계획이다.
코스닉 교수는 “후가 기업인이 되고자 결심한다면 세계가 깜짝 놀랄 그 무엇을 선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진수 기자 comm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