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윈(馬雲·47)이 중국 최대 온라인 지불결제 서비스업체 알리페이를 100% 장악하게 됐다.
알리바바 그룹의 최대 주주인 야후와 주요 주주 소프트뱅크가 알리페이를 분사시켜 마 회장이 주인인 개인 회사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신청서를 미국 증권 당국에 제출한 것이다.
알리바바 지분으로 중국 온라인 시장에 진입한 야후는 이로써 매우 가치 있는 자산을 잃게 될지 모른다.
미국 소재 투자회사 스티펠 니콜라우스의 조던 로한 애널리스트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리서치 보고서에서 “야후가 알리페이를 분사하기로 결정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중국 정부의 압력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한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알리페이는 공식 등록 이용자 수, 거래 및 총 지불 규모로 볼 때 세계 최대 온라인 플랫폼이다. 그는 알리페이의 기업가치가 20억 달러(약 2조17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알리페이의 공식 등록 이용자 수는 5억5000만 명에 이른다. 동종업체인 미국 소재 페이팔의 경우 9440만 명이다.
저장성(浙江省) 항저우(杭州)에서 태어난 마는 항저우사범대학에 들어가 1988년 영어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마는 이른바 ‘3수생’이다. 대학 입시에서 두 번 떨어졌던 것이다.
그는 대학 재학 중 학생회장으로 활동했다. 졸업 후에는 항저우전자과기대(杭州電子科技大)에서 강사로 영어와 국제무역을 가르치기도 했다.
마는 애초 미국에 있는 친구들 도움으로 중국 기업의 웹사이트를 구축해주는 사업부터 시작했다. 그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고한 바 있다.
“웹에 처음 접속하는 날 나는 친지들을 집으로 초대했다. 당시 온라인 접속은 다이얼업 방식으로 속도가 매우 느렸다. 웹페이지의 절반 정도가 화면에 뜨는 데 3시간 30분이나 걸렸다. 우리는 술 마시고 TV를 보면서 카드놀이도 하는 가운데 웹페이지 전체가 뜰 때까지 기다렸다. 그러나 나 스스로가 매우 자랑스러웠다. 친지들에게 인터넷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1995년 마는 차이나 페이지스(中國黃頁)를 창업했다. 이는 중국 최초의 인터넷 기반 기업으로 평가 받는다. 1998~1999년 마는 국무원(國務院) 대외무역경제합작부 산하 중국국제전자상거래센터가 설립한 한 정보기술(IT) 업체를 운영했다.
그가 기업 간(B2B) 상거래 사이트인 알리바바닷컴을 창업한 것은 1999년의 일이다. 알리바바닷컴은 현재 240개가 넘는 국가·지역에서 6000만 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해놓고 있다.
마 회장이 이끄는 알리바바 그룹은 알리바바닷컴, 온라인 경매 사이트 타오바오닷컴(淘寶網), 알리페이, 알리바바 클라우드 컴퓨팅, 차이나 야후를 거느리고 있다. 이 가운데 타오바오는 그야말로 대성공작이다. 세계 굴지의 온라인 경매 사이트 e베이가 타오바오에 밀려 2006년 중국에서 발을 뺐을 정도다.
2001년 세계경제포럼(WEF)은 마를 ‘글로벌 청년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선정했다. 2009년 타임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사람으로 그를 꼽았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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