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인도 제2의 정보기술(IT) 업체로 매출 규모 60억 달러(약 6조4900억 원)인 인포시스가 금융계에서 잔뼈가 굵은 쿤다푸르 바만 카마트(63)를 새 회장으로 영입해 경영혁신에 나설 참이다.
인포시스는 최근 부진한 실적으로 경영혁신이 시급한 상황이다. 인포시스의 주가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16% 정도 하락한 상태다.
그렇다면 카마트는 누구길래 인포시스가 구원투수로 내세운 것일까.
카마트는 1947년 인도 서부 연안 도시 벵갈루루(예 방갈로르)로부터 350km 떨어진 망갈로르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족은 힌두교 사회계급 가운데 가장 높은 브라만에 속한다. 귀족 집안인 셈이다.
카마트는 금융인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듯하다. 망갈로르는 카나라 은행, 신디케이트 은행, 코퍼레이션 은행, 카르나타카 은행이 탄생한 곳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을 망갈로르에서 보낸 카마트는 1969년 수라트칼 소재 카르나타카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1971년 아메다바드 소재 인도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MBA)를 취득했다.
카마트가 MBA 취득과 동시에 발을 들여놓은 곳이 인도 최대 민간은행인 ICICI다. 그는 ICICI에 계속 몸 담다 1988년 아시아개발은행(ADB)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때 중국·인도·인도네시아·필리핀·방글라데시·베트남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그리고 8년 뒤인 1996년 대표이사 겸 최고경영자(CEO)로 ICICI에 복귀했다.
카마트는 ICICI에서 지점과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늘리고 각종 대출 상품을 공격적으로 판매해 오늘날의 ICICI를 일궈낸 인물로 기록됐다.
2009년 4월 카마트는 비상근 회장으로 물러났다. 곧 이어 인포시스의 N.R. 나라야나 무르티 창업주 겸 현 회장의 제의로 인포시스의 사외 이사직을 맡게 됐다.
인도 제3의 민간 훈장인 '파드마 부산' 수훈자인 카마트는 2001년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아시아판, 인도 영자신문 이코노믹 타임스, CNBC로부터 ‘올해의 아시아 비즈니스 리더’로 선정됐다.
카마트는 최근 포브스와 가진 회견에서 “성장이 우선인가, 수익이 우선인가”라는 질문에 “수익을 계속 유지하면서 숱하게 널린 사업 기회도 포착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만 신입사원 28주 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격적인 경영에 대해서는 “이미 인포시스의 연평균 성장률이 20%를 기록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그때그때 좀더 공격적인 경영에 대해 숙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르티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8월 21일 회장 직무를 수행하게 될 카마트에 대해 언론은 “인포시스 설립 후 30년만에 처음으로 금융 전문가 출신의 외부 인사가 경영혁신에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이에 카마트는 “전문가들이 설립해 이끌어온 기업이 인포시스”라며 “창업자인 전문가들이 이끌어온 기업을 창업자 아닌 전문가들이 이끌게 되는 것일 뿐”이라는 겸손함도 잊지 않았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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