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정상화 조건 5조4000억대 부실채권 인수
올해부터 만기때 처리 못하면 부실 재양산 불보듯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자산관리공사(캠코)가 저축은행들로부터 사들인 5조4000억원 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채권이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캠코가 올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처분하지 못할 경우 해당 PF대출을 저축은행이 다시 사야하는 바이 백(buy-back) 옵션이 걸려있어 부실 저축은행이 양산될 게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부실 저축은행 문제를 덮기 위해 무리해서 캠코를 동원해 부실 PF대출을 매입한 뒤 지속적으로 재연장해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당국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캠코는 지난 2008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3년내 정상화'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저축은행이 되사가는 조건으로 5조4000억원 규모의 PF 부실채권을 인수했으며, 올해 말부터 해당 채권 만기가 속속 돌아온다.
문제는 캠코가 인수한 저축은행 PF 대부분이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로 부실채권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말 만기가 되는 PF채권 3000억원 어치 가운데 저축은행이 90% 이상을 되사야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2012년과 2013년 저축은행이 다시 사들여야하는 채권이 각각 1조원과 3조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장영철 캠코 사장은 아시아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올해 말에 만기가 되는 채권은 큰 문제가 없지만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1조2000억원은 규모가 커서 걱정"이라며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은 되판다는 게 기본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실채권 만기연장 가능성에 대해 "그 문제는 정책당국에서 알아서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내년까지 돌아오는 물량에 대해 충당금 적립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2013년 만기 분에 대해서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김석동 위원장도 지난달 21일 저축은행 청문회에서 "올해 말 만기가 돌아오는 1차분의 경우 216억원, 내년 3월 만기도래분 1조2000억원에 대해서는 3500억원의 충당금만 추가로 쌓으면 된다"며 "3차분은 부담이 되지만 시간이 있다"고 답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당국의 정책적인 무리수 때문에 저축은행 PF사업장 부실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당국은 캠코를 통해 부실 또는 부실우려 사업장 164개에 대해 1조3000억원 어치의 부실채권 매입을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정책 결정과정에서 회계상 저축은행이 캠코로 실제 매각(트루세일)했다고 볼 수 없는 부분까지 포함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시 금융위에서 금감원에 회계상으로 트루세일(true sale)로 인정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해오도록 했는데 나중에 일부 대형 저축은행들이 계열 자산운용사를 설정해 PF채권을 처리하면서 문제가 됐다"며 "금감원 회계국과 저축은행서비스국이 이 문제 때문에 갈등을 빚었으며, 뒤늦게 해당 저축은행에 펀드에 넘긴 대출채권을 되가져와 정리하라는 방침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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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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