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인근 소피텔 호텔에서 14일(현지시간) 객실 청소원을 성폭행하려다 실패한 뒤 도주한 혐의로 긴급 체포·기소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5일 오후 기소 여부 절차를 밟기 위해 법원에 출두한 뒤 사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포스트 등 외신들은 뉴욕 할렘 경찰서에 구금돼 있는 칸 총재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15일 전했다.
프랑스의 한 TV 기자로 활동 중인 부인 안 생클레르(63)는 성명을 내고 “남편의 혐의에 대해 믿을 수 없다”며 “그의 무죄를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 여성(32)의 진술은 사뭇 다르다. 스트로스-칸 총재가 머물렀던 객실 2806호는 하루 숙박료가 3000달러(약 330만 원)에 이른다.
피해 여성은 객실이 비어 있으니 청소하라는 지시를 받고 객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난데없이 욕실에서 스트로스-칸 총재가 벌거벗은 채 달려 나오더니 이 여성을 침실로 끌고가 성폭행하려 했다는 것.
뉴욕 경찰 대변인에 따르면 피해 여성이 스트로스-칸 총재로부터 벗어나려 발버둥치는 가운데 그는 여자의 속옷을 벗기려 애쓰며 오랄 섹스까지 강요했다고. 여자는 완강히 저항한 끝에 그로부터 벗어났지만 그는 다시 여자를 침대로 끌고 가며 객실 문까지 걸어 잠그려 했다.
가까스로 객실에서 도망친 여성은 경찰에 신고했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14일 오후 4시 45분 에어프랑스 여객기 안에서 뉴욕공항 경찰 당국에 체포·구금됐다. 비행기가 이륙하기 10분 전의 일이다.
1등석에 앉은 스트로스-칸 총재는 사복 차림의 경찰들이 다가와 체포하려 들자 “이게 무슨 짓이냐”며 큰소리쳤다고. 경찰은 그에게 수갑을 채우지 않은 채 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경찰 대변인에 따르면 스트로스-칸 총재는 객실에 휴대전화와 기타 소지품을 두고 허겁지겁 비행기에 올랐다. 도피를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과거 프랑스 언론으로부터 ‘위대한 바람둥이’라는 별명을 얻은 스트로스-칸 총재에게 봉변당한 피해 여성은 키 1m83cm에 상당한 외모를 갖춘 ‘싱글맘’으로 알려졌다.
한 친구에 따르면 흑인인 피해 여성은 가나가 고향으로 소피텔 호텔에서 4년 동안 일해왔다고. 조용한 성격으로 일과 집밖에 모르는 타입이라 주변에서 칭찬이 자자하다.
그가 객실 청소원으로 일해 연간 버는 돈은 2만3000달러에 불과하다. 스트로스-칸 총재의 연봉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 발의 피’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2008년 IMF 아프리카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던 헝가리 출신 유부녀 피로스카 나기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으로 IMF로부터 조사 받은 적도 있다.
당시 한 법률회사에 의뢰해 조사를 벌인 IMF는 스트로스-칸 총재가 나기와 합의 아래 관계를 맺은데다 나기에게 특혜를 주지 않았다며 같은 해 10월 경고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한 바 있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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