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포르투갈이 유럽연합(EU)·국제통화기금(IMF)과 780억 유로(약 1160억 달러, 한화 약124조원)의 구제금융 지원 계획에 공식 합의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포르투갈은 3년간 780억 유로의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올해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5.9%로, 2012년 4.5%, 2013년에 EU 표준치인 3.0%까지 줄이기로 했다. 이는 올해 3월 포르투갈 정부가 제시했던 올해 4.6%, 2012년 3.0%, 2013년 2.0%로 감축하는 목표치보다 완화된 것이다.
주제 소크라테스 총리는 “정부가 더 좋은 조건에서 합의를 이뤘다”면서 “모든 재정지원 프로그램에는 그에 상당하는 부담과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이 수반된다”며 국민들에게 고통 분담을 호소했다. 그는 지원 조건에 공공부문 임금 삭감이나 추가 감원, 최저임금선 하향은 없으며 최대 저축은행인 ‘까이사 제랄 데 데포지투스(Caixa Geral de Depositos)’의 정부 지분을 매각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포르투갈 정부는 세금 인상에 이어 최근 30년간 가장 강도 높은 예산 삭감을 단행하면서 재정적자 해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0년 포르투갈의 재정적자는 통계청이 지난달 말 발표한 수정보고서 결과 GDP의 9.1%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으며 공공부채는 GDP의 93%에 달했다. 포르투갈 통계청은 올해 공공부채가 97.3%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긴축예산안이 의회에서 부결되면서 포르투갈은 4월 초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이어 세 번째 구제금융 신청국이 됐다. 포르투갈 정부는 EU와 유럽중앙은행(ECB), IMF 관계자들과 접촉해 구체적인 지원금액 규모·상환기한·이행조건 등 세부계획을 조율해 왔다.
포르투갈 국채 수익률은 지난 29일 9.76%까지 올라 유로존 가입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일 포르투갈 국채와 독일 국채 10년물의 스프레드(수익률 격차)도 역시 최고치인 6.48%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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