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회사가 CEO(최고경영자) 한 사람 왔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좋아진다고 기대하셨다면 잘못 오신 거다. 항공모함이 바뀌는데 돛단배처럼 바뀌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아실 것이고, 시간이 걸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지난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1'에서)
구본준 부회장의 LG전자호(號)가 뼈를 깎는 품질경영과 연구개발(R&D) 노력 등에 힘입어 반년 간의 적자 터널을 뚫고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항공모함이 방향을 틀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고 강조한 구 부회장의 예상보다 더 빨리 LG전자가 기초 체력을 갖추고 정상궤도로 진입해가고 있다.
LG전자는 27일 1분기 실적발표에서 연결 매출액 13조1599억원에 영업이익 130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분기와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5%, 0.4% 감소했으나, 영업익은 3분기 만에 다시 흑자로 전환했다.
1분기 LG전자의 현금창출원인 가전사업이 1027억원의 이익을 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고, 작년 4분기 적자(652억원)를 기록했던 TV·모니터·AV 등 사업이 1분기 만에 다시 흑자(821억원)를 기록한 덕이 컸다. 또 단말기사업은 옵티머스 시리즈의 스마트폰이 점차 시장에 안착하면서 적자폭을 줄이고 있어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LG전자는 2분기 전략제품인 필름패턴 편광안경식(FPR) 3D TV가 글로벌 출시를 완료하고, 스마트폰 전체 라인업이 구축됨에 따라 영업익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 에어컨사업이 성수기에 진입하고 가전사업도 승승장구 하고 있어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정호영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2분기에 전반적으로 전분기대비 매출이 신장하고 손익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LG전자의 향후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2분기 TV와 가전 및 휴대폰 등 모든 사업부문에서 스마트 기기를 중심으로 신제품이 본격 출시된다"면서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김진우 기자 bongo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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