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한국인에 나타나는 폐암은 서양 백인에 비해 돌연변이가 많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병리학회 산하 심폐병리연구회가 전국 15개 병원 비소세포폐암 환자 1753명을 대상으로 'EGFR 유전자 돌연변이 발현율'을 조사한 결과 34.3% 환자에서 EGFR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이는 10~15% 정도인 백인 환자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특히 여성 폐암환자는 50.3%에 달해 남성 22.3%에 비해 높았다.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았거나 경증 흡연자에서도 각각 48.1%, 43.6%로 흡연자의 19.8%에 비해 높은 발현율을 보였다. 세부적으로는 폐암의 한 종류인 '선암'이면서 비흡연자이고 여성인 경우 발현율이 54.8%로 가장 높았다. 통상 외국 연구에서도 EGFR 돌연변이는 아시아인, 비흡연자, 여성, 선암환자에서 발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GFR 돌연변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이런 환자에게만 특징적으로 효과를 나타내는 약제 때문이다. '게피티니브'라는 항암제는 EGFR 돌연변이를 보유한 환자의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해 종양을 축소시킨다.
정순희 심폐병리연구회 대표(연세대학교 원주의료원 병리학과)는 25일 연구발표회에서 "맞춤표적치료를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폐암 진단 시 유전자 검진의 필요성에 대한 의료진과 환자의 인식 향상 및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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