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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관24시]교도관이 됐던 P기자의 남은 이야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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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1편 요약: 본지 기자가 춘천 교도소 교도관을 들어가 가족들과 만남의 행사를 하는 수용자들과 함께 했다. 행사를 마친 수용자들은 교도소로 돌아와 다른 여벌의 옷으로 갈아입고 원래 입었던 옷을 물에 적셨다. 전편 보기


[교도관24시]교도관이 됐던 P기자의 남은 이야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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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곁에 있던 한 교도관이 "마약 반입을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혹시라도 옷에 마약을 묻혀 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일부 수용자들은 이렇게 마약 반입 금지 조치를 해도 항문에 넣어 몰래 들여오다 걸리기도 한다고 했다.

다시 수용자들을 방으로 들여보낸 후 장수남 기동순찰팀장를 만났다. 해병대 출신의 장 팀장은 성격이 시원시원했다. 교정시설 방어를 통해 군 복무를 하는 경비교도대가 사라지고 생겨난 게 기동순찰팀이다. 8명의 기동순찰대가 낮에 근무하고 2명씩 돌아가며 밤10시까지 교도소를 지켰다.


그를 따라 진정실, 의료실 등을 둘러 보기로 했다. 교도소 구획 마다 쇠창살이 가로 막고 있었다. 장 팀장이 쇠창살 옆에 붙은 전자기기에 카드를 갖다대고 비밀번호를 누르자 전자음과 함께 문이 열렸다. 장 팀장은 "교도관마다 비밀번호가 달라서 카드만 가지고는 문을 열 수 없다"고 알려줬다. 오가는 내역이 기록됐고, 'TRS'라는 구형 휴대폰 생김새의 무전기가 교도소 내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기자가 각 동을 들어가고 나갈 때 마다 "신입 교도관이 XX로 이동하고 있다"고 TRS에서 흘러나왔다.

교도소를 갔다온지 몇달이 지난 지금도 기억나는 건 이 때 본 수용자들의 '눈빛'이었다. 취사실에 들어서자 자욱하게 낀 김 너머로 수용자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모두 기자를 바라봤다. 날을 세운 칼에 맞는 듯했다. 취사실 안에는 플라스틱 반찬통이 보였다. 여기에 반찬을 넣어 어른 허리 높이 정도되는 밥차에 싣고 각 방에 넣어주는 것이었다.


장 팀장이 말했다 "별의별 수용자가 다 있지요. 교도관 보기 싫다고 눈을 꿰메는 가하면, 선풍기 살로 목을 관통해 원주 기독교병원에 실려간 경우도 있고요. 자해 전문가도 있는데 이 수용자는 철사, 못을 자주 먹었어요. 이 때문에 개복 수술을 하도 하다보니 상처가 아물지를 않은 거에요. 그러자 이제는 숟가락으로 자기 배를 째고는 소장을 꺼내더군요. 허, 참.."


교도관들은 "교도소 내 수용자들의 자해는 사실상 막기가 힘들다"고 호소했다. 밥 먹을 때 쓰는 숟가락, 젓가락도 자해에 사용할 수 있고, 밥그릇이나 거울 역시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자기 뜻대로 변형시킬 수 있었다. 기자가 들은 것 중에 기억남는 건 수용자들이 AA형 건전지로 칼을 만드는 것이었다. 건전지의 양쪽 극을 갈아 금속 껍데기를 벗겨내고 이를 다시 갈아 칼처럼 만들었다.


이런 흉기는 수용자 자신만을 향하지는 않는다. 대부분은 교도관들을 향해있었다. 기자가 교도소를 찾기 며칠 전에도 한 수용자자가 거울을 깨뜨려 즉석에서 칼을 만들어 쥐고는 교도관을 찌르려고 했다. CCTV로 수용자가 진정할 때까지 지켜본 다음에 장 팀장을 비롯한 기동순찰팀이 급습해 칼을 빼앗았다. 장 팀장은 "이 수용자는 진압 과정에서 폭행당했다고 고소할 거라고 하네요"라며 황당해했다.


오후 3시가 되자 장 팀장과 헤어지고 첫 근무에 투입됐다. 기자와 함께 5동은 근무에 선 김정래 교도관이 충고했다. "수용자들에 대해 선입견을 갖지 말고 사람으로 대하도록 하세요" 70여명의 수용자들이 5~8명씩 10개 방에서 공동생활을 했다. ▲신입 수용자 ▲교정시설 부적응자 ▲환자가 수감된 이른바 '미지정 사동'이었다. 이들은 이런 이유로 노역을 하지 않았다. 그만큼 교도관의 일이 많은 곳이었다. 감방이 늘어선 복도 끝에 근무실이 있었다.


김 교도관과 함께 복도를 다니면 감방을 살펴봤다. 김 교도관은 "근무에 투입되면 먼저 이렇게 돌면서 수용자들이 잘 있는지 본다"고 했다. 수용자들은 감방 안에 둘러앉아 함께 과자를 먹거나, 장기를 두거나, 책을 보고 있었다. 기자를 향해 "담당관님 새로 오셨네" "안녕하세요, 담당관님"하며 인사했다. 복도 끝에 있던 감방에 이르자 갑자기 한 수용자가 다가오더니 김 교도관에게 창살 너머로 말없이 쪽지를 건넸다. 근무실에 와서 펼치자 "영치금 얼마 남았는지 봐달라"고 적혀있었다. 김 교도관이 사무실에 연락해 영치금을 확인하고 종이에 '4만XXXX원'이라고 적어서 다시 돌려줬다.


김 교도관이 설명했다. "수용자들은 돈에 민감해요. 누가 얼마 갖고 있는지 가지고 서로 신경 쓰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종이에다 적어서 몰래 묻고 몰래 알려줘요" 김 교도관은 근무 때는 항상 긴장한다고 했다. 조직폭력배, 마약사범, 상습 폭행범과 함께 지내기 때문이다. 근무실에 놓인 달력에는 '9일 목욕(앞)', '16일 목욕(뒤)',' 23일 목욕9(앞)'으로 표기가 돼있었다. 김 교도관은 "앞쪽 방부터 목욕하는 날과 뒤쪽 방부터 목욕하는 날을 적어놓은 것"이라고 했다. 수용자들은 이런 사소한 것에도 민감했다.


의무실에 가고 싶은 수용자, 면담을 하고싶은 수용자들이 인터폰으로 끊임없이 연락을 청했다.모포를 털고 싶다는 한 수용자는 기자를 보자 악의없이 이런 말을 건넸다. "새로 오셨네. X지 짜르고 그럴 때 교도관 시작하셨어야 되는건데" 모 교도소에서 있었다는 그 일을 말하는 모양이었다.


김 교도관은 스트레스를 잠언을 읽으며 푼다고 했다. 그가 잠언 19장 11절을 펼쳤다. "노하기를 더디하는 것이 사람의 슬기요 허물을 용서하는 것이 자기의 영광이라" 기자 역시 이 말을 다시 새겨들었다.


다음주에 3편이 이어집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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