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폭스바겐 CC 2.0 TDI 블루모션
매끈하게 빠졌다. 콜라병 몸매의 섹시함이랄까. 폭스바겐의 야심작 CC 2.0 TDI 블루모션은 매력이 넘치는 차다. 딱딱한 철로 만들어진 게 남성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고, 여성들은 내면의 부드러움에 푹 빠졌다. 2000cc 중형차로선 다소 높은 5190만 원의 가격이지만 3월 8일 출시 이후 212대가 팔렸다. 4시간마다 1대씩 팔린 셈이다.
직접 운전대를 잡아봤다. 잘 빠진 바디라인 못지않게 내부 디자인도 세련미가 넘친다. 붉은 색의 센터페시아, 기어봉 옆에 잘 정돈 된 첨단기술 버튼은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시동을 걸자 경유차 특유의 엔진음이 귓가를 자극한다. 시끄러울 정도는 아니지만 조용한 승차감을 느끼긴 힘들다. 풍절음도 조금은 큰 편. 문을 열고 닫을 때 자동차 유리가 자동으로 올라가고 내려가는 기능을 추가해 소음을 최소화 시켰다곤 하지만 조금은 아쉽다.
가속력과 핸들링은 흠잡을 곳이 없다. 앞으로 치고 나가는 힘이 뛰어났고, 급커브에도 차체의 흔들림이 거의 없다. 시끄러웠던 엔진음은 가속을 할수록 오히려 조용해지는 듯했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2.0ℓ 커먼 레일 디젤 직분사 엔진과 6단 DSG 자동변속기를 탑재됐고, 1750~2500rpm의 실용 영역에서 35.7kg·m의 성능을 보인다”고 말했다.
디자인과 주행 성능이 CC 2.0 TDI 블루모션의 장점이었을까. 아니다. 앞서 말한 것은 기본에 불과하다. 소비자를 감동시킨 기술들은 따로 있다. 먼저 잘 만들어진 세컨드 카는 무엇인지를 증명하는 차라고 말하고 싶다. 이유는 명확하다. 연비가 좋다. 휘발유가 아닌 경유을 주 원료로 리터당 17km를 주행하는 저연비를 자랑한다. 기름을 꽉 채운 상태에서 500km 이상을 달렸지만 게이지 바는 절반 이상에 머물러 있다. 스포츠, 컴포트 등 주행 성격에 따라 연비를 더 높일 수 있다고 하니 주말 장거리 나들이용으로 이만한 차가 없다.
가족 누구나가 편하게 운전할 수 있다는 점은 엄청난 매력이다. 여성 운전자가 가장 난처해 하던 평행주차와 T자형의 자동주차가 가능하다. 버튼만 누르면 차 주변에 부착돼 있는 센서가 알아서 공간을 계산하고, 핸들을 자동으로 돌려 차를 원하는 위치에 정차시킨다. 운전자는 계기판에 표시되는 대로 브레이크를 밟고 전진과 후진 기어를 넣기만 하면 된다. 트렁크는 골프백 6개가 들어가도 남을 만큼 넓다.
이밖에도 자동차의 타이어 공기압이 자동으로 조절되고, 정차 시 엔진이 꺼졌다 출발 시 시동이 걸리는 기능은 운전자의 재미를 더한다. 독일의 실용주의가 낳은 CC TDI 블루모션. 쿠페로서 만족할 만한 성능과 똑똑함은 초보 운전자라도 쉽게 운전을 할 수 있게 했다. 정숙성을 중심으로 고급 대형차를 선호하는 국내 운전자들의 첫차로는 어울리지 않지만, 가족을 위한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싶다. 국내 판매 가격은 5190만 원.
이코노믹 리뷰 김세형 기자 fax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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