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 클릭(수출명 겟츠), 싼타페 등 국산 자동차 판매가 급증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소비 여력이 늘어난 베네수엘라가 외국산 자동차 수입을 늘리 고 있는 덕분이다.
21일 한국무역협회 및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우리나라의 대(對)베네수엘라 승용차 수출실적은 1440만달러(155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승용차 수출실적인 1580만달러에 근접한 수치다. 단 3개월 동안 지난해 전부 팔았던 만큼의 자동차를 수출한 것. 베네수엘라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우리기업이 현대기아차 뿐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이는 이 회사의 실적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유가 상승이 올해 베네수엘라가 지난해에 비해 수입차를 많이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남미의 대표적인 산유국인 이 나라는 석유를 팔아서 나라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 국제유가 변동에 나라의 경제 정책이 변한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국제유가가 80달러선까지 떨어졌던 지난해 베네수엘라는 승용차 뿐 아니라 대다수 물품의 수입을 축소시켰다. 하지만 올해 경기회복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이를 해제했고 이 과정에서 국산 승용차의 판매도 크게 증가했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장을 지낸 김영식 코트라 차장은 "베네수엘라는 국제유가 변동에 따라 나라 경제 전체가 움직인다"며 "올해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우리 승용차 수입을 크게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베네수엘라는 현재 정치적으로 사회주의 국가로 가는 길목에 있다"며 "이에 따라 나라의 수출입정책도 정치적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향후 글로벌 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국제유가도 100달러 이상에서 머무를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자동차 뿐 아니라 컴퓨터, 전자기기 등 우리가 만드는 품목 전체의 베네수엘라 수출 확대도 기대된다.
코트라는 "승용차를 비롯해 컴퓨터, 에어컨, 냉장고, 가열난방기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띠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 론칭한 삼성 갤럭시탭, 갤럭시S 등 모바일제품도 기대되는 제품"이라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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