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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단상] 박정은의 미술로 세상읽기-마네 '풀밭 위의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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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단상] 박정은의 미술로 세상읽기-마네 '풀밭 위의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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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정장 차림의 두 남자들 사이에 한 여인이 벌거벗고 앉아 정면을 응시하는 도발적인 모습이 담긴 이 그림은 에두아르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 입니다.

마네는 19세기 프랑스 미술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화가였는데 이 작품은 당시 미술계에 큰 충격을 주며 엄청난 파문을 불러왔습니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별 것 아닌 듯 싶지만, 아카데미 풍의 작품들을 선호하던 19세기 중반의 보수적인 시각으로 볼 때, 이 그림은 전통 양식에 대한 불손한 도전이자 보는 이들의 눈을 어지럽히는 외설에 지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 그림은 음란하고 퇴폐적이라는 이유로 파문을 몰고 왔지만, 실은 부르주아의 도덕성에 대한 비판으로 읽히면서 비난은 더욱 증폭되었습니다. 일견 신사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매춘을 즐기는 부르주아의 가식과 이중성에 대한 마네의 고발이라는 해석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그림에서 중요한 것은 구도 보다 화가의 의도라는 비평이 주를 이루면서 마네는 부르주아를 자극해서 유명세를 타고 싶어한다는 의심을 사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당대에 이 그림은 매우 '부적절하고 위험한 욕구'를 지닌 그림으로 평가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핵심은 역시 나체 여인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아카데미 풍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인의 몸매가 아니라, 균형감 없는 몸매로 투박하고 천한 느낌을 주는 누드라서 우선 불쾌감을 주었습니다. 고전적인 누드화 처럼 서 있거나 누워있지도 않고 제멋대로 앉아 있는 자세도 왠지 선정적이어서 호감을 주지 못했습니다.


한마디로 이상적인 여체의 모습이 아닌 사실적인 여인의 나체가 불쾌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정장 차림의 신사들을 등장시킨, 당시만 해도 파격적인 구도로 말미암아 많은 이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풀밭 위의 점심'이나 '올랭피아' 같은 작품으로 당대에 마네는 숱한 파문을 일으키며 화단의 문제아로 낙인 찍혔지만, 오늘날에는 전통적인 양식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회화 양식을 구현한 최초의 화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풀밭 위의 점심]이 전시되면서 당대에 마네는 쏟아지는 비난과 악평 속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후대에 이 그림은 신화로 포장되지 않은 최초의 일상 야외 누드로 재평가 되었습니다.


야외 회화의 선구자적 안목을 보여주는 마네의 그림은 이후 인상파의 출현을 예고하는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마네는 신화나 관념의 세계에서 해방되어 일상의 가치를 환기시키며 그것을 회화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로인해 마네는 미술사에서 '최초의 근대 화가'라는 영예로운 칭호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스포츠투데이 강승훈 기자 tarophin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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