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범식·박장석·박오규 사장 "운동서 경영 아이디어 얻어"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박장석 SKC 사장, 정범식 호남석유화학 사장 , 박오규 삼성BP화학 등 석유화학업체 수장들의 에너지 절감 레저 활동이 화제다.
친환경 소재·대형 2차전지 등 그린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석화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환경 친화적인 여가활동에서 새 아이디어를 얻으며 경영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박장석 SKC 사장은 자전거 매력에 푹 빠졌다. 주중에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는 박 사장에게 주말의 자전거 타기는 일종의 '꿀맛' 같은 휴식이다. 한강 둔치까지 걸어서 20분이 채 안되는 청담동에 살고 있는 박 사장은 매주 주말이면 자전거를 끌고 한강 고수부지로 향한다.
1년 전에는 MTB(산악용)자전거도 장만했다. 자신의 '애마' 자전거를 타고 옷이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2시간 정도 홀로 달리다 보면 일종의 희열감을 맛보게 된다고 박 사장은 말한다. 한강 둔치를 내달리다 가끔 벤치에 앉아 불어오는 바람에 땀을 식히며 한강을 내다보는 재미도 쏠쏠하단다.
일주일동안 회사 집무실에서의 생각을 하나씩 비우다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는다고 박 사장은 귀띔한다. 그는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일상사를 관찰하다 보면 집무실에서 생각지 못했던 경영현안과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며 "자연스럽고 긍정적인 생각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느낌"이라고 자전거 예찬론을 펼쳤다.
박 사장에게 있어 자전거는 일종의 '경영 도구'인 셈이다. 자전거 묘미에 심취한 그는 회사 임직원들에게 직접 자전거를 선물하기도 하면서 건강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다.
정범식 호남석유화학 대표는 '등산 마니아'다.
지난 16일 출입기자들과 청계산 등반모임을 가진 정 사장은 바쁜 시간을 쪼개 산에 오르는 것을 또 하나의 즐거움으로 삼고 있다. 자택이 반포에 있어 근거리에 있는 청계산을 수백번 오르내린 정 사장은 산자락 구석구석까지 외울 정도다.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이맘때쯤에는 진달래능선을 타야한다며 기자들을 안내하기도 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산을 묻는 질문에 "같은 산도 언제 올라가는 지에 따라 느낌이 달라 매번 새로 오르는 기분"이라며 우문현답을 내놓았다.
최근에는 부산고등학교 동문들과 함께 경기도 가평에 있는 충녕산을 다녀왔는데 수려한 산세가 인상깊었다고 덧붙였다. 2006년 장장 3년에 걸쳐 백두대간을 종주한 일화는 업계에서 유명하다. 정 사장은 "석유화학사업이 규모가 크고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매순간 의사결정이 중요하다"며 "홀로 산에 오르면서 정신을 집중하면 해답을 얻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박오규 삼성BP화학 사장도 '산사랑'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한달에 두세번은 꼭 산에 오른다. 지난달에는 임직원들과 함께 도봉산을 찾았다. 3월 중순이지만, 눈이 내려 잊지 못할 산행이 됐다고 전했다. 산을 오르면서 직원들과 풍광을 즐기며 대화를 나누는 박 사장의 모습은 직원들에게 친숙하다.
아흐메드 에이 알 수베이 에쓰오일 대표는 등산을 '스킨십 경영'의 일환으로 삼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외국인 CEO지만,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삭힌 홍어를 즐길 정도로 한국 식성을 자랑한다. 2008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연초에는 임직원들과 청계산에서 새해맞이 등반을 하고 있다. 에쓰오일 직원은 "평소 자신을 전주 이(李)씨라고 소개하는 등 수베이 사장은 한국정서를 잘 이해하는 편"이라며 "체육대회, 등반대회 등에 적극 참가하며 직원들과의 스킨십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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