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앞으로 신용조회 기록정보는 신용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 소액·단기 연체도 신용평가에 축소돼 반영된다. 대출금리 최고 한도는 연 39%로 낮아지며 올해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서민우대금융 지원에는 총 3조2000억원이 투입된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서민들의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고, 금융안전망을 보강하는 내용의 '서민금융 기반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범정부 차원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앞서 신용도가 취약한 서민가계에 대해 미리 안전망을 치자는 목적이다. 저축은행 먹거리 대책은 제외됐으며 추가 검토 후 이달 말경에 별도로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미소금융·햇살론·새희망홀씨 등 3대 서민우대금융 지원 제도를 보강하는 것은 서민우대금융의 문턱을 낮추는 데 한 몫을 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자금을 지원받은 서민들에 대해 경영컨설팅을 강화하는 것 또한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개인신용평가제도 개선은 아직 시스템 조정이 필요한 만큼 실행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며, 대출금리 최고 한도를 낮추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업체들이 지난해부터 30% 후반 수준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만큼 큰 의미가 없는 정치적인 숫자라는 지적도 있다.
◆신용등급 인플레 없을까=앞으로 신용조회기록은 신용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 소액·단기 연체정보의 반영도 축소된다. 10만원 미만의 연체정보는 신용평가에 반영되지 않으며, 90일 미만의 연체정보는 상환시 신용평가에 3년간만 반영된다(현행은 5년 반영). 또한 신복위와 자산관리공사의 개인 워크아웃 성실이행 정보 또한 평가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반영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11일 현재 신용조회기록정보가 평가에 반영되는 자는 약 307만명, 10만원 미만의 연체정보가 평가에 반영되는 자는 약 749만명에 이른다. 서태종 금융위 본부 국장은 "저소득·저신용층이 대출을 신청했다가 신용등급이 낮다는 이유로 대출을 거부당하고 오히려 신용등급만 떨어지는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신용평가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신평사들의 시스템을 변경해야 하는 만큼, 영향은 시스템 변경후 실제로 적용된 이후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책으로 신용등급에 인플레이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내고 있다. 시스템 변경으로 신용등급은 올랐지만 신뢰도는 그에 상응하는 만큼 오르지 못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서 국장은 이에 대해 "신용평가사들이 각 사의 불량률에 맞게 등급을 매긴다"며 "현재 불량률을 고려했을 때 6등급을 받아도 될 사람이 7~8등급으로 평가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인플레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개인신용평가제도의 개선은 유관기관의 협의를 거친 후 올 10월에 시행될 계획이다.
◆대출금리 상한선 인하 실효성 '반신반의'=그동안 논란이 됐던 대부업자·여신금융기관의 대출금리 최고한도도 현재 연 44%에서 연 39%로 낮아진다.
대부업체가 대출중개업자나 대출모집인에게 지급하는 대출중개 수수료율 최고한도도 규제하기로 했다. 현재 30% 이상의 고금리를 부과하고 있는 대부업자나 금융회사들은 대출중개업자들에게 7~10% 수주의 대출중개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러한 높은 중개수수료 지급이 고금리의 주요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 것.
아울러 불법 대출중개행위에 대한 단속도 금감원, 시·도, 경찰 등 유관기관이 공조해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대출금리 인하 등 서민의 금융비용 부담을 덜기 위한 대책이 실제로 서민들의 이자부담 경감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리인하로 인해 일부 대부업체가 음성화할 수 있는 부작용도 있는 만큼 대부업체가 저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대책도 함께 나왔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금리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는 대출중개수수료율을 최고 한도를 정해 규제한다는 방침을 내놓았지만 대부업계에서는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는 방안이 훨씬 실효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단계 대출중개행위에 대한 단속 또한 인력이나 시간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시행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불법 대출중개행위 단속을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는 "현재도 불법 대출중개행위에 대한 단속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지만 각 기관간 공조가 쉽지 않으며, 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현재 인력은 유지한 채 단속만 강화하겠다고 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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