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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도 홀딱 반한 韓方 뷰티 자연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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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수' 미-중화권선 명품… 짝퉁까지 등장‘후 에센스’ 고가에도 동남아서 인기몰이

뉴요커도 홀딱 반한 韓方 뷰티 자연주의 뉴욕 버그도프 굿맨 백화점에 입점한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매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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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5번가에 있는 ‘버그도프 굿맨(Bergdorf Goodman)’ 백화점 1층. 트렌디한 모던 감각의 글로벌 브랜드 화장품 숍들이 즐비한 가운데 특유의 ‘동양적인 아우라’를 풍기는 곳이 있다. 바로 한국의 전통과 美의 ‘정수(精髓)’라 해도 손색없는 국내 한방화장품의 대표주자 ‘설화수’ 매장이다. 버그도프 굿맨은 전 세계 패션뷰티의 ‘메카’ 뉴욕에서도 상류층이 이용하는 최고급 백화점이다. 뉴요커들도 한국의 오묘한 아름다움에 취한 것일까. 버그도프굿맨은 자체 콘셉트를 중시해 입점 매장의 인테리어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지만 이례적으로 설화수에게만은 꽃살무늬 문양과 한자 브랜드 로고 등을 전면에 내세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대만 백화점에서는 지금 연간 2대 사은행사 중 하나인 ‘母親節(어머니날) 행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18일부터 시작된 올해 행사는 예년만큼은 신통치 않은 분위기다. 일본 지진과 원전사고 탓이다. 하지만 우리 왕실의 독특한 궁중비법을 적용시킨 LG생활건강의 한방 화장품 ‘후’ 브랜드의 매장에선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연일 이어지는 악재 속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약 80%~100% 정도 매출 신장을 이뤄내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명제가 ‘화장품' 시장에서도 어김없이 통하고 있다. 국내에서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국산 한방화장품 브랜드의 양대산맥인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와 LG생활건강의 ‘후’가 해외 시장에서도 그 명성을 드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들 제품의 차별화 포인트는 여타 글로벌 브랜드가 흉내낼 수 없는 ‘한방요법’과 동양적인 이미지다. 자연 한방 성분에 기반한 효능과 ‘한국 전통의 美’를 형상화한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해외 상류층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한창이다. 입점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버그도프 굿맨이 아시아 문화에 대한 뉴요커들의 높은 관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최적의 맞춤상품’으로 설화수를 선택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홍콩에서 설화수는 ‘몸의 근본을 치유해 주는 화장품’으로 통한다. 특별히 TV 광고를 하지 않지만, 제품을 사용해 본 뷰티 기자들과 오피니언 리더 사이에서 귀한 원료를 사용하는 과학적인 한방 브랜드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러한 입소문은 본토에까지 퍼져, 중국에서 가짜 설화수가 만들어져 유통되었을 정도라는 후문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한국적인 감성의 패키지로 홍콩에서 설화수는 고급스럽고 귀한 선물로 인식되고 있다”며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들도 단품이 아닌 선물세트로 사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9월 홍콩 센트럴 빌딩에 부티크 형태의 독립매장을 열고 세계시장을 향해 첫 걸음을 내딛은 설화수는 현재 홍콩 내에서만 6개의 최고급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는 북경 팍슨(百盛) 백화점 입점을 시작으로 중국 대륙 진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연내 북경·상해와 같은 주요 대도시의 최고급 백화점을 대상으로 총 7~8개의 매장을 입점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뉴요커도 홀딱 반한 韓方 뷰티 자연주의


VIP 고객 타깃 마케팅 성공시대


지난 한해 한국에서 300억 원 넘게 팔린 ‘후 비첩 자생에센스’. 한화로 20만 원 상당의 고가 화장품이지만 대만에서도 지난해 5월 이후 약 5000개 이상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대만 화장품 시장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소비 트렌드를 갖고 있다. 대만 여성들은 화장품 소비에 매우 적극적인데다, 최근 한류 등의 영향으로 동양 여성 피부에 어울리는 한방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베트남에서도 ‘후 비첩 자생에센스’는 ‘이영애 에센스’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인기 상승 중이다. 드라마 ‘대장금’으로 유명한 이영애가 한류 열풍을 타고 베트남 여성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지며 그녀가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후’의 브랜드 인지도도 날개를 단 것이다.


뉴요커도 홀딱 반한 韓方 뷰티 자연주의


LG생활건강은 현재 베트남 화장품 시장에서 16%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랑콤·시세이도·에스티로더 등 다국적 브랜드들을 이미 따돌린 상태다. 2006년 하반기 ‘후’ 출시 이후에는 ‘오휘’와 ‘후’로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다. 지난 2008년 말 베트남 시장에 선보인 ‘후 환유고 크림’은 출시 두 달 만에 월 500여 개가 팔리는 등 상류층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이 이처럼 베트남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것은 지난 98년 일찌감치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 ‘퍼스트 무버(Fist Mover)’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베트남 상류층 공략을 위한 적극적인 VIP마케팅도 한몫했다. 베트남 여성 CEO 모임이나 베트남 최초의 여성 골프 대회를 후원하여 제품의 타깃에 맞는 정확한 수요층을 발굴한 전략이 적중했다는 것이 현지 평가다.


LG생활건강 베트남 법인 관계자는 “1인당 국민소득이 1000달러인 베트남에서 수백 달러에 달하는 고급 화장품으로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베트남 최고 상류층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고심한 끝에 얻어낸 성과”라며 “향후 국내에서 인기를 얻는 ‘고급 화장품’을 지속적으로 베트남에 선보여 VIP층을 안정적인 고객층으로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40년 한방 R&D 내공
해외 상류층 여성 지갑을 열게 했다


설화수가 미주 시장까지 진출하며 글로벌 뷰티 브랜드로서 ‘붐업’할 수 있었던 저력은 무엇일까. 우선 몸에 좋은 ‘한방원료’로 만들었다는 독특한 제품 포지셔닝과 고급스러운 패키지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끊임없는 R&D에 기반한 제품력은 까다로운 상류층 여성 소비자들을 단번에 매료시켰던 원동력이었다.


설화수엔 아모레퍼시픽이 40여 년간 쌓아온 한방 화장품 과학이 집대성돼 있다. 원조는 1973년 선보인 국내 최초 한방화장품 ‘진생삼미’. 지난 1967년 ‘인삼 중심의 한방 미용법’을 연구하기 시작한 아모레퍼시픽은 1972년 인삼 유효성분 추출에 대한 특허를 얻었고, 이듬해 그 동안 약용으로만 사용되던 인삼을 화장품에 사용한 ‘진생삼미’를 선보였다.


이후 1987년에는 생약 성분을 가미해 ‘설화’를 출시한 데 이어, 1997년 경희대 한의대와 공동 연구를 통해 '설화'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설화수’가 자태를 드러냈다.
설화수는 아모레퍼시픽의 역사와 창업자의 의지를 담은 브랜드이기도 하다. 아모레퍼시픽의 창업자인 서성환 회장은 깐깐한 상인들과 우수한 인삼으로 유명한 개성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서 회장은 그 때부터 개성의 상권인 남문거리를 다니며 개성 인삼과 다양한 한방 재료를 접했다. 또 동백기름을 만들어 파는 모친의 일을 도우며 좋은 재료와 품질의 중요성을 일찍이 깨달으며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이즈음 그에게 싹튼 한방과 식물 원료에 대한 믿음은 자연스럽게 화장품 개발로 이어지게 된다. 인삼에 대한 남다른 애착과 신뢰를 가지고 있었던 그는 아모레퍼시픽을 창립했고 한방을 중심으로 한 미용법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설화수에 사용되는 한방원료는 100% 고급 국내산이다. 2만 가지 한방 성분 중 3000가지를 추려낸 뒤 최종적으로 30가지를 엄선, 그 피부학적 효과를 연구해 적용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대표적인 성분인 인삼만 하더라도 선별된 3가지 영역의 인삼에서 유효 성분을 추출해 18시간 동안 달여 만들만큼 남다른 정성을 기울이기 때문에 자신할만한 품질이 나오는 것”이라 설명했다.


전민정 기자 puri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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