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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청문회 초반부터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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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저축은행 부실사태를 규명하기 위해 20~21일 국회에서 열리는 청문회가 초반부터 난항에 부딪혔다. 핵심 증인으로 채택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청문회 출석요구서를 전달 받기도 전에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에선 이 전 부총리의 불출석시 청문회 일정을 연기해야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에선 예정대로 청문회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4.27 재보궐 선거을 앞두고 열리는 청문회인 만큼 여야가 초반부터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다.


국회 정무위 한나라당 간사인 이성헌 의원은 15일 MBC라디오에 출연 "이 전 부총리는 저축은행 정책의 근간을 만든 분"이라며 "핵심 증인이 청문회에 나와야 정책 결정 과정의 오류를 진맥할 수 있는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저축은행 육성 정책이 현재의 저축은행 부실사태의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저축은행 여신한도를 대폭 완화하는 등의 정책 책임자인 이헌재 전 부총리가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전 부총리는 2000~2005년 금융감독원장과 재정부장관 등을 지냈다. 이 의원은 "책임있는 자리에 있던 분이 국민 앞에 나와 설명을 해야하는데 잠적해 버린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며 "오늘까지 당 소속 의원들과 국민들의 여론을 수렴한 뒤 (청문회 중단 여부를)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야당은 단독으로라도 청문회를 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간사인 우제창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불출석했다고 국감을 안했느냐"면서 "(정무)위원회에서 이미 가결된 일정은 바꾸지 못한다"고 못 박았다. 그는 "이 전 부총리가 안 나오면 청문회를 안하겠다는 것은 '꼬리가 개를 무는 격'"이라며 "최선은 이 정 부총리가 출석하는 것이지만 안 나온다고 해도 청문회는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축은행 청문회는 예정대로 열릴 가능성이 크다. 상임위에서 가결된 일정인 만큼 여야 합의 없이 청문회 일정을 변경하기는 어렵다.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청문회 일정을 재상정해 의결시킬 수는 있지만, 이 경우 야당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이 청문회를 '보이콧'할 경우에도 민주당이 단독으로 청문회를 개최한다는 입장이서 한나라당으로선 매우 불리하다. 정무위 관계자는 "증인이 불출석한다고 청문회를 중단할 수 없지 않느냐"며 "한나라당이 보이콧할 경우 민주당 입맛대로 청문회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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