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14일(현지시간) 예상 밖의 고용지표 부진에 하락하던 뉴욕증시가 하원의 예산안 승인 소식에 반등했다.
다우지수는 전장 대비 14.16포인트(0.12%) 상승한 1만2285.15에, S&P500지수는 0.11포인트(0.01%) 오른 1314.52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0포인트(0.05%) 내린 2760.22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을 깨고 증가하면서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장 막판 미 하원이 385억 달러의 재정지출 삭감을 골자로 한 2011년 회계연도(2010년10월~2011년9월) 예산안을 승인했다는 소식에 반등했다.
◆예상 밖 고용지표 부진 '실망'= 이날 발표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시장 예상을 깨고 크게 늘어나면서 실망감을 안겨줬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4월9일 마감 기준)가 전주 대비 2만7000건 증가한 41만2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2000건 감소한 38만 건을 기록할 것으로 본 시장 예상을 뒤엎은 것이다.
노동부 대변인은 "새 분기가 시작하는 첫 주에는 통상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늘어나는데 올해는 평소보다 더 많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스티븐 우드 인사이트 이코노믹스 사장은 "지난 6개월 동안 감원 속도가 늦춰지고 고용은 늘어나고 있다"면서 "고용시장이 회복되고 있고 아직 속도가 느리기는 하지만 회복세가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美하원 385억弗 삭감 예산안 승인= 미국 하원은 385억 달러의 재정지출 삭감을 골자로 한 2011년 회계연도(2010년10월~2011년9월) 예산안을 승인했다. 예산안은 찬성 260 대 반대 167로 하원을 통과했다.
이날 오후 예정된 상원의 승인을 거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을 받으면 지난 8일 통과한 잠정예산안을 대신하게 된다. 미 상원은 정부폐쇄를 막기 위해 지난 8일 1주일짜리 잠정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재정지출을 삭감하기 위해 환경보호청(EPA)과 고속철, 농업 관련 프로그램 예산이 삭감된다. 미 보건연구원 예산도 2억6000만 달러 줄이기로 했다.
◆생산자물가 9개월째 상승= 미국의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핵심 PPI는 전월에 비해 0.3% 올랐다.
높은 에너지 가격과 경트럭, 승용차 가격 상승이 3월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휘발유 가격이 5.7% 급등하며 연료비용이 2.6% 상승했다. 경트럭 가격은 0.7% 올랐고, 승용차 가격은 0.9% 상승했다.
다만 전월에 비해 1% 오를 것으로 본 시장 예상은 밑돌았다. 채소 가격이 21% 급락하는 등 식품가격이 예상 밖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식품가격은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스튜어트 호프먼 PNC파이낸셜서비스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에너지를 제외한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에너지 가격을 끌어내리지 못한다면 인플레이션 문제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사기, 그리스 재정위기 재점화= 미국 상원의 상설조사소위원회가 지난해 월가를 떠들석하게 했던 골드만삭스의 사기 문제를 다시 거론하면서 악재로 작용했다.
상설조사소위원회는 금융위기 보고서를 통해 골드만삭스가 투자자들을 속이는 부채담보부증권(CDO)을 조성ㆍ판매해 이익 상반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골드만삭스 주가는 2.7% 하락했다.
그리스의 채무재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도 재점화됐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독일 일간지 디벨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6월 예정된 채무지급 능력 감사를 실시한다면 그리스가 채무재조정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쇼이블레 장관의 발언 여파로 그리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사상 처음 13%를 넘어섰다. 이는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를 시작한 1998년 이후 최고치다. 포르투갈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4bp 상승한 8.89%까지 오르며 199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웰스캐피털매니지먼트의 제임스 폴슨 투자전략가는 "고용시장 변동성은 높고, 유럽 부채 문제도 우려스럽다"면서 "주식시장을 강세로 이끌만한 요소가 나오기 전까지 잠시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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